마음 건강과 공간 정리
늦잠을 잤다. 찌뿌둥한 느낌으로 일어나 멍을 잠깐 때린다. 꼬물거리다가 주말의 귀한 오전시간을 날려버릴 것 같아 벌떡 일어난다.
거실의 탁자 위에 어제 먹다만 물병, 보다만 신문들, 짬짬이 읽으려고 올려둔 책들, 물티슈, 메모지, 리모컨, 헬스용 장갑, 미니 싱잉볼. '엉망진창이네. 집 꼴이 왜 이렇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내 마음 한편에 제때 버리지 못하고 정리하지 못한 것들이 어디 처박혀 있고 찜찜했나. 마음 건강 케어한다면서 정작 내 주변은 엉망진창이다. 이래서 오랫동안 감정도 들쑥날쑥했던 걸까.
예전엔 일요일 아침마다 신나는 노래를 틀고 여기 쓱싹 저기 쓱싹하며 분주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그런 에너지가 사라져 버렸다. 오늘은 마음을 다잡고 대청소를 해봐야겠다.
창문을 활짝 여니, 비 온 뒤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가 피부에 느껴진다.
쓰지 않는 물건들은 과감히 버리고, 쓰지도 않으면서 나와있는 물건들은 정리 정돈하고, 먼지 앉아 있는 거실장도 닦고, 널브러진 행주들도 다 빨아야지. 아직 철 지났는지 모르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펫부터 시작해야겠다.
정리를 시작하니 마음도 따라 정리되는 느낌이다. 물건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하나하나 정리할 때마다 마음 한편의 어수선했던 조각들이 차근차근 맞춰지는 것 같다.
사실 대청소라고 하지만, 작은 실천들과 습관들의 연속이다. 탁자 위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먼지를 닦아내고, 창문을 활짝 열어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 단순한 행동들이 모여 공간을 바꾸고, 나아가 마음도 바꾼다.
깔끔해진 거실을 바라보니 뿌듯함과 동시에 '왜 이걸 이제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청소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예전의 일요일 아침처럼 신나는 노래를 틀고, 정리된 공간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유난히 맛있게 느껴진다.
작은 변화지만 분명히 다르다. 공간이 정리되니 생각도 정리되고, 마음도 한결 평온해진다. 아마 내일 아침에는 오늘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