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고 애쓰는 마음
찌르찌르찌르찌르.
오늘 찾아온 새소리는 어제와 조금 다르다. 동거인의 잔잔한 숨소리가 평온하다. 이런 소소한 일상에도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최근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고 있다. 특히 할머니의 대사 하나가 마음 깊이 박혔다.
"사슴이 사자한테 도망치면 쓰레기야? 소라게가 잡아먹힐까 봐 숨으면 겁쟁이야? 다 살려고 싸우는 거잖아. 미지도 살려고 숨은 거야. 아무리 모양 빠지고 추저분해 보여도 살자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거야."
이 장면에서 눈물이 줄줄 났다.
힘들고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괜찮은 척 버텨왔다. 안 괜찮다고 말하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괜찮다고 말했는데, 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안 괜찮은 느낌이다.
나는 겁쟁이가 아니다. 살려고, 나를 지켜내려고 애쓰는 중이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은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런 사람들이 힘들어할 때, 헤쳐나가지 못하면 부족한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그런 시선 때문에 나도 괜히 괜찮다며, 괜찮아지고 있다고 말한 건 아닐까.
사실 많이 괜찮아졌고 괜찮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하루는 좋았다가 하루는 우울했다가. 원래 마음이란 게 이렇게 들쭉날쭉한 걸까?
죽고 싶지는 않지만 살기 싫다는 모순된 감정. 그래도 오늘 하루만큼은 즐기면서 감사하게 살아가고 싶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라고 드라마의 대사처럼. 그러니까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새소리도 듣고, 동거인의 평온한 숨소리도 느끼면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살려고 애쓰는 모든 순간이 용감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