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열정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나만의 색깔 찾아가기

by 뽀시락 쿠크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만으론 먹고살 수 없다. 그것을 통해 세상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어디서 본 이 문구가 며칠째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뭘까?
내가 잘하는 일은 뭘까?
내가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은 뭘까?
나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건 뭘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열정적으로 좋아하거나 뚜렷한 관심사가 있는 편은 아니다. 누군가 무엇 하나를 파고들듯이 좋아하고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멋있고 부러웠다. 나는 그런 것이 하나 없어서 늘 아쉬웠다.


"취미가 뭐야?"

학교 때 학과 교수님과 면담을 할 때였다. "앞으로 어떤 것에 관심 있고 진로를 어디 쪽으로 생각하니?" 하는 질문에 나는 "잘 모르겠어요. 제 취미도 잘 모르겠어요. 왜 저는 남들처럼 그런 게 없을까요?" 하며 울먹였다. 한창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 고민을 아직까지 하고 있을 줄이야.


친구 중 한 명은 미친 듯이 뮤지컬을 보러 다니던 친구가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갈 때쯤 그 친구는 뮤지컬 무대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 일을 한다고 들은 순간 우리 모두가 '아, 잘 됐네!' 하는 마음이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선택이었으니까.

다른 한 친구는 김동률 노래를 매우 좋아하며 수의사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였다. 노래하듯이 말하고 다녔던 그 친구는 지금 일주일의 반은 수의사 일을 하고, 나머지 반은 음반을 내기 위한 작업을 한다고 전해 들었다.

뚜렷한 관심사와 취미를 가지고 삶을 가꿔가는 느낌이랄까. 내가 원하는 삶이다.


반면 나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건 많지만, 취미도 찍어먹듯이 발만 살짝 담갔다가 뺀다. 춤을 배워볼까 하다가 몇 번 가고 관둬버리고, 수영을 시작했다가 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책을 읽겠다고 다짐했다가 며칠 못 가서 흐지부지되고.


이렇게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면서도 늘 아쉬웠다. '나는 왜 하나에 깊게 빠져들지 못할까?' '좀 더 타오르는 열정을 쏟을 무언가는 나에게 뭘까?'

그런데 최근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는 것 자체가 나만의 방식일지도 모른다고. 하나에 깊게 빠져드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사람도 있는 거 아닐까.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니, 완전히 의미 없는 시간들은 아니었다. 춤을 배우면서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알았고, 수영을 하면서 물과 친해졌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일은 바로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일상의 소소한 경험들을 글로 풀어내고, 나의 고민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 말이다.


완벽한 열정을 찾지 못했지만 오히려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면서 조금씩 나를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모든 경험들이 모여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낼 거라고 믿는다.

오늘도 발만 담그는 취미생활자의 하루가 시작된다. 그리고 지금 이대로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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