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며 털어내는 일상의 무게

몸으로 다스리기 운동편 2_러닝

by 뽀시락 쿠크

러닝. 그렇게 달리기 하면 스트레스와 우울에 좋다던데. 매해 날씨가 좋은 봄, 가을이면 러닝을 해보겠다며 나서서 귀찮아 대충 산책만 하고 들어오곤 했다.

축 가라앉은 기분에서 벗어나기에 좋다기에, 마침 싱그러운 봄이 찾아왔기에 다시 제대로 러닝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마음이 허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이 많아졌다. 의욕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이템이 필요했다.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러닝용 워치를 하나 주문했다. 하얀 스트랩에 까만 화면에 나의 기록들을 쌓아가야지. 생각보다 러닝용 워치가 도와주는 힘이 컸다. 앱에 지속적으로 기록이 되니 러닝을 꾸준히 하기에 좋았다. 자연스럽게 '오늘은 한 번 뛰어야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달릴 때, 호흡과 땀을 통해 몸에 가라앉아 있는 찌꺼기들이 빠져나가며 뛸수록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적인 요가를 하루 했으면 뛰면서 생동감을 느끼기에 좋았다.


동네 운동장에는 나와 비슷하게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맞이하는 사람이 몇몇 있었다. 아침에 햇빛을 쬐면 전반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과학적 근거까지 있으니 더욱 든든했다. '내가 경험해서 느껴보고 근거가 되겠어.'


처음엔 운동장 5바퀴로 시작했다. 과하면 분명 쉽게 그만두고 말 것이 뻔했다. 이번 기회에 저질 체력도 탈출해 보자. 한 주에 한 바퀴씩만 늘려도 좋지 않을까. 운동하다가 다쳐서 아프면 오히려 운동을 못하게 되니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지저귀는 새들을 찾아가며 천천히 뛰어간다. 금방 호흡이 가빠져 오면서 헥헥거린다. 그래도 5바퀴는 채워야지. 조금 뛰다 보면 점점 호흡도 잦아든다. 이번에는 맥박 소리에 집중해 본다. 귀 뒤에서 목 주변에서 독독 거린다. 심장이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세포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마치 요가와 명상에서 호흡에 집중하듯이, 러닝도 호흡을 자동으로 느끼게 된다.


공기와 잔잔한 바람도 디테일하게 느껴진다. 이런 점 때문에 모두들 러닝을 추천하나 보다. 바퀴수를 세어가며 달리다 이젠 별생각 없이 주변을 구경하고 달리다 보면 금방 20~30분을 달리고 있다.

뛰는 나를 무심하게 쳐다봤다 거리가 가까워지면 날아가는 까치도 보인다. 트랙을 돌면서 매일 보던 주변도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본다. '요즘엔 학교에 정글짐이 없네?' '아침 일찍 학교 청소하시는 저분은 학교에서 일하시는 분이겠지?' '나도 쓰레기를 하나 주워 가져다 드려볼까?' 그러다 보면 금방 다섯 바퀴를 채우고 '오늘은 한 바퀴만 더 돌아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달리면서 회사에서의 스트레스와 고민, 잡생각들도 털어낸다.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나는 할 수 있다!' 지금 나는 다섯 바퀴를 뛰고 있고, 오늘 하루도 이렇게 달리고 있는데 나 자신을 칭찬해 줘야지. '할 수 있다! 나는 강하다!' 중얼거리듯 주먹을 불끈 쥐고 달리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출근해서 또 금방 에너지를 빼앗겨 상쾌한 기분을 뺏겨버리는 하루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러닝으로 에너지를 채운다.

새벽 운동장에서 보내는 30분이 하루 전체의 톤을 바꾸는 것 같다. 달리면서 나와 마주하는 시간, 몸과 마음이 깨어나는 시간. 이제는 러닝용 워치를 차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도 잘해보자'는 다짐이 선다.


운동화 끈을 묶고 나가보자. 하루만, 일주일만, 한 달만 조금씩 같이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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