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과 현실 사이

하고 싶은 일의 적정선 찾기

by 뽀시락 쿠크

한 번 씩 너무 많은 일을 벌렸다가 과하게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제는 무엇이든 다 해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에 생각해보니 부담이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작은 음악 공연을 보고 나서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다시 태어나면 뮤지컬 배우나 작곡가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스쳐가듯이 했다. 그저 순간의 감동이었을 뿐인데, 생각이 든 2~3일 후에 드럼을 배우러 다니는 학원에서 여름방학 특강식으로 짧게 작곡 수업을 한다는 홍보 문자가 왔다.

순간 "아! 이런 타이밍이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해보라는 건가? 하고 싶은데? 하며 짧은 고민을 하다 놓쳐버릴까 봐 얼른 신청을 했다. 사실 선착순이라 내가 순서에 들었을지 아닐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오늘 아침에 생각해보니 바빠질 시기에 너무 무리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했지만, 하기도 전에 이미 부담된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입금 전이니 정해지면 다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요즘은 AI를 이용해서도 작곡을 하는데, 나는 매번 깊이 있게 해보지도 않을 거에 돈을 막 쓰는 건가? 취미생활에 돈을 생각 없이 쓰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저 해보고 싶다고.


새로운 걸 시작하는 일은 매번 복잡하게 느껴지는 걸까. 사실 하고 나면 왜그리 고민했나 싶을 때가 많지 않았나? 하고 싶은 마음과 현실적인 부담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뭔가를 꼭 성취해야하고 결과를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커진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의미 없는 것은 없었다. 결국 내가 나에게 투자한 돈은 긍정적인 무언가를 남겼고, 경험을 쌓았다. 춤을 배울 때도, 수영을 배울 때도, 복싱을 배울 때도 처음에는 '할까 말까? 괜히 시작해서 피곤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경험들이 나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결정해야 할까? 완벽한 답은 없겠지만,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을 돌이켜보면 몇 가지 기준이 보인다.


첫째, 지금 당장 부담스럽더라도 한 달 후, 석 달 후에 '그때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이다.

둘째,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다. 깊이 있게 하지 못한다고 해서 의미 없는 건 아니니까.

셋째, 나에게 투자하는 돈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것이 나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일년에 자기계발에 쓸 수 있는 가용 범위를 지정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결국 충동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모든 것을 내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순 없다. 모든 충동을 다 따라가다 보면 지치게되고, 그렇다고 현실적인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다 보면 삶이 너무 메마르게 된다.


아직 작곡 수업 신청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확정된다면 되도록 해보려고 한다. 어쩌면 이것도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여정의 일부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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