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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상구

열여덟번째 이야기-냉면


날씨가 조금 더워지기 시작하면 많이 먹는 것이 음식 중 하나가  냉면일 겁니다.

냉면은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어요.

저는 얼마전부터 평양냉면 세계에 빠졌습니다.

처음에는 싱겁고 맹맹한 육수의 맛이 너무도 별로였는데 점점 그  맛의 무심함의 매력에 헤어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냉면집을 맛 투어 하며 주문한 냉면이 나오면 카메라에 담는데요.

간혹 핸드폰이 아닌 카메라로 찍으니 저를 냉면집 주인장께서 파워블로거냐며 묻는 분들도 있네요

여름 뿐 아니라 쌀쌀한 겨울에도 즐겨 찾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평양남도 일대에서 유래한 냉면은 고려시대 부터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냉면역사문헌에 따르면 메밀 수제비 반죽을 국수로 뽑은 것이 시초라고 하는데요

특히 겨울이 긴 산악지대 평안도 일대에서 가장 흔한 작물이 메밀이었고  메밀의 수확시기인 늦가을부터  겨울에 냉면을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냉면은 더울때 먹는 여름음식이 아닌 겨울음식이었습니다.

‘냉면은 겨울 계절음식으로 평양이 으뜸’이라고도 <동국세시기> 문헌에 수록되었는데요.

메일 국수로 사리를 만들고 식힌 고기국물이나 동치미육수를 부어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냅니다.

평양에서 시작된 냉면은   한국의 6.25전쟁 후 남과 북으로 분단되면서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에 의해 남한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먹기시작한 냉면은 각지역의 음식문화와 접목되어

지역마다, 냉면가들 마다 각각의 색깔을 가진 평양냉면 맛의 세계가 펼쳐지는데요

저 마다 다른 평양냉면을 즐기는 냉면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평양냉면 도장깨기’라는 이슈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맛이  평양냉면의 전통적인 맛이다’라고 하는것에는 이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향민들이 고향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예전에 자신이 먹었던 냉면의 맛을 구현하였으니 서로 맛의 차이도 있고 먹었던 냉면의 맛도 제각각 이었을 테니까요.

우리나라의 분식집의 대표메뉴인 ‘떡복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가게마다 맛도 다르고 지역마다 어디는 쌀로 어느 곳은 밀가루로 떡의 재료도 다르니까요.

이렇게  남쪽의 평양냉면의 색다른 냉면세계는 그래서 더욱 호기심 천국입니다.

그래서 저도 ‘평양냉면 도장깨기’에 합류하여 열심히 도장을 찍고 있지요.

멀리 떠나온 곳, 다시 만날 수 없는  가족들.. 언제 다시 돌아 가게 될지 기약도 없는  답답함과 절절한 눈물이 냉면 한그릇에 담겨 있습니다..

어찌보면 냉면 한 그릇은 그냥 먹는 음식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다독임의  출구였네요


캐나다 출신인 싱어송 라이터 마이클 부블레 ( 1975-  다수의 그래미 어워즈 팝 보컬 음반상수상  )의 목소리를 좋아합니다.

그의 편안한 음성이 하루의 피로감을 덜어내어 주는 듯 하거든요 .

마이클 부블레는 중저음의  음색으로 재즈와 팝 장르를 넘나드는  가수입니다.

그의 많은 노래 중에서 “home”이란 곡이 있습니다

이 노래는 마이클 부블레의 자작곡으로 대박 히트를 치면서 2000년 최고의 보컬리스트 중 한사람으로 인정받습니다.


“집에 가고 싶어요.. 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에워싸여 있어도 .. 늘 외롭습니다..

난 그저 집에 가고 싶어요.. 당신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가사 중의 한부분입니다.


주변에 늘  많은 사람들과 여러 관계속에  북적이며 홀로 있지 않더라도 따뜻한 사랑이 있는  집과 가족이 없다면,, 얼마나 공허하고 적막한 외로움일까요?

내가 돌아갈 곳.

돌아가면 언제나 반갑게  환영해줄 누군가..

치열하게  또 살아낸 오늘..

여러분의 “Home”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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