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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이 필요한 순간들 11

눈이 와요

snow!snow!       


   

어제 저녁부터 눈이 조금씩 내리더니 함박눈으로 바뀌어 펑펑~ 쏟아졌어요. 폭설이었죠. 저는 저녁에 일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나왔는데 세상이 금세 하얀 눈으로 덮혀 당황했어요. 눈이 와서 좋아하며 설레는 마음보다 ‘어찌 운전해서 집으로 가지?’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동시에 '나는 순수한 동심의 마음이 없어졌나?' 스스로 문하기도 했죠.  엄청 쏟아지는 눈속에  차를 운전하면서 차의  앞 창문 와이퍼를 가장 높은 단계로 빨리 움직이게 하며 엉금엉금 속도를 줄여서 운전했는데요.  엄청  신경을 곤두서며  운전하였는데..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차량 운전자들도  갑작스런  상황이  마찬가지인  모양이었어요.

그래서 보통은 출발지에서 집까지 30여 분 소요시간의 거리였는데 무려 2시간 가량이 걸렸습니다.  집 앞 동네 입구에  겨우 도착해서  들어오니 반가운 눈을 맞으러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많더라구요. ‘우아! “ 함성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며 손으로 눈을 뭉쳐서 눈덩이를  굴리며  다양한 크기의 눈사람들을 만들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냥 신이난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집까지 미끄러져 사고라도 날까 덜덜 떨며 쏟아지는 눈을 조금 원망한 저의 마음이 민망해지더라고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실로  설국이였어요.  세상이 새하얀 옷을 갈아입었네요. 기상예보를 보니 이렇게 눈이 많이 온 것도 북극에서 온 한파 영향이고 엄청난 추위가 계속된다고 하는데  걱정이 태산인  저는 벌써 밖에 나갈 생각 하니 ‘길이 미끄러울거야’ ‘신발은 뭐 신어야지?’ ‘추운데  정말 나가기 싫다’ 등등.. 근심과  불만이  더 앞섭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걱정 뚝!! 멈추고 1년 간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로  당황스럽고 괴로운 나날들이었는데 이 눈과 함께  사라져서   

설국처럼   깨끗하고 맑은 세상이 되기를~~ 바래어봅니다.


         

1.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 S.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2, c minor     

https://youtu.be/aNMlq-hOIoc


폭설에 강추위 기온으로 정말 겨울임을 실감하는 오늘!

이 곡을 반드시 들어야겠네요.

바로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걸작품인데요.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죠. 라흐마니노프가 살았던 러시아의 겨울은 어땠을까요? 눈도  많이 왔을 터이고 아주 매서운 바람의 추운 날들이었을거에요. 예전에 프랑스 나폴레옹시대 프랑스 군대가  러시아를 정복하러 싸우러 갔다가 러시아의 겨울 추위에 기겁을 하고 전쟁에 참패했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도  추운 겨울 러시아에 살며 손이 시려운 찬 공기에 입김을 호호 불며 연필을 잡고 오선노트에 음표를 그렸을 거라 상상하니

웬지 따뜻한 정감이 느껴집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오케스트라를 위한 관현악곡 1번을 야심차게 대중들에게 선보였으나  완전 실패를 하게 되고  혹평에 외면을 받았지요.

 그래서  대인기피증에 우울증까지 힘들었다고 해요. 요즘 세상은  인터넷의 발달로  뉴스거리들이나 가십거리들이 일파만파 최고 속도로 전파되는 데요.  편리한 점도 있지만 그에 따르는  피해들도 있어요. 우리가 유명인들이 인터넷의 댓글들로 인해 많이 힘들어 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지요. 저 또한 sns를 이용하여  많은 분들과 소통하려고 하는데요. 많은 부분들이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저에 대한 비방이나 안 좋은 이야기들을 적어놓은 글이나 말을 들으면 너무 속상하고 때론 무섭기까지 하거든요.

라흐마니노프도 그랬을거에요. 그래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데요.

정신과 의사인 니콜라이 달 (1860-1939)박사를 만나게 되고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달 박사가 라흐마니노프에게 한 치료방법은 최면상태에서  

“당신은 훌륭한 작품을 쓰게 될겁니다. 성공을 거둘것입니다”

라고 계속 속삭여 주었다고 해요.

 정말 달 박사 말처럼 그의 명작 협주곡 2번이 탄생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절망 속에서 재기를 하게 해준 달박사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이곡을 헌정했다고 해요.


모두 3개의 악장으로 되어있는데  휘몰아치는 감정들이 교차하며 낭만의 최고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강렬하면서 러시아의 서정성을 가득 담은 선율들의 향연은 하얀 도화지에 내마음대로 , 내 생각대로 다양한 색채의 물감으로 붓을 놀리는 듯 해요.


마치 눈으로 가득 덮혀 있는 세상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나의 발자국을 남기며

영혼까지 자유롭게 말이에요.     


2.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 판타지 C장조 op.17- R.Shumann Fantasie C Major, op.17



     

이 작품은 1836년 슈만이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환상적이고 서사적이며 정렬적이고 정적인 완벽한 작품을 작곡합니다

독일의 시인인 프리드리히 폰 슐레겔( 1772-1829)의 시를 인용하여 곡의 시작 서문에  이렇게 적어 놓았는데요.     


“갖가지 색깔의 대지의 꿈 속에 모든 음을 꿰뚫고 하나의 조용한 음이 은밀하게 귀를 귀울이는 사람에게 들려오누나”     


이 작품은 작곡가 베토벤이 죽고 사후 10년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를 만들기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작곡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슈만이 작곡한 많은 피아노곡들 중  곡의 구성도 크고 가장 열정이 넘치는 작품으로도 기록되어 집니다.


저는 이 곡을 들으면 슈만이 서문에 적어 놓은 싯구처럼  우리 눈에 보이고 느끼는 다양한 현상들 속에서  미쳐 놓쳐 버린 소중한것들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처럼 북극에서 온 어마무시한 한파와 눈 속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편함과 이익이 아닌 세상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분들을 떠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사실 개인적으로 이리도 추운 날 저희 집의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어제 하루 종일 난방이 안되었고 오늘은 아침 8시부터 보일러 공사 중입니다.


정말 추워요.. 덜덜~~ ^^;; ㅜㅜ


하지만 이렇게 제가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추위에 보일러를 열심히 고쳐주고 계신 분들이 있기에 가능한 거죠.  

   

 세상이 온통 눈으로 하얗게 물든 오늘,

늘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시는 고마운 분들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도 함께 물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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