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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상구

스무네번째이야기- 사랑의 나무

전라북도 쪽에서 지방강연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퇴근길이라 그런지 고속도로에  차가 너무 막히는 거에요.

이대로 막히면서  차안에서 시간보내며 서울로 돌아가는것 보다  가는 길에  좋은 출사지가 있으면 잠깐 들렸다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혼잡시간을 피할 수 있겠다 생각했죠.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으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었으니 충청도 부여쪽으로 빠질 수 있었고

부여의 좋은 출사지들을 검색했습니다.

그 중  멸망한 백제의 왕조의 성터였던 성흥산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여는 삼국시대 백제의 세번째 도읍지였지요.

찬란한 문화를 가졌던 백제는  삼국시대  신라와 당나라연합군에게  패망을 하였고  백제의유산들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나 부여를 가보면 무언가 허전함이 가득합니다.

지금은 ’가림성‘이란 이름으로 명칭이 바뀐 성흥산성은 외부로부터  나라를 지켜주기위해 쌓은 성인데요.

성흥산성 밑에 위치한  ’대조사‘라는 절이 있었고 절의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고  성흥산성을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성터를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는데  계단을 올라가기만 하면 성흥산성의 그 유명한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를 볼 수 있다고 검색되었습니다.

그리고 산성에서  보게되는  풍경과  느티나무는

 최고의 출사 포인트라 정보도 얻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나무는 예전의 어느 드라마에서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가  사랑을 맹세하며 약속했던 장면의 배경으로 나와서 더욱 유명해졌고 많은 연인들이 찾는 곳이라고도요.

저는 강의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중이라서 제  복장은 까만 원피스 차림이었고 신발도 운동화는 아닌 구두였습니다.(다행히 굽은 낮았습니다)

단순히 계단 몇개만 올라가면 도착하겠지  했지만, 웬일...!!

갑자기 아주 크나큰 바위가 눈앞에 '' 하니 버티고 있었고 그 바위를 올라야만 했어요.

정말 올라가는 길은  후덜덜 험난했습니다.

제가 등산을 평소에 하는 것도 아니었고 다리도 후들후들..땀도 삐질삐질..  정말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그냥 다시 ‘내려갈까?포기할까? ’ 심각하게 갈등 했지요

하지만 ‘언제 또 여기를 오겠어?’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바위를 올랐습니다.

아주 어렵게 도착한 꼭대기에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제 눈앞에 펼쳐진 아름답고 기막힌 광경은  ..

그냥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광경이었어요

하늘이 닿을 듯 높은 산성에서 바라다보는 세상은 드없이 평화롭고 한적하고 넓고 넓었습니다.

저 멀리 금강이 흐르는 것도 볼 수 있었는데 날씨가 더 맑으면 익산의 미륵산까지  보인다합니다.

그리고  이게 다가 아닙니다 .

바로 ..생전 처음으로 마주한 크나큰

“사랑의 나무”!!

보자마자 저의 마음을 빼앗아갔습니다.

이렇게 높은 산꼭대기에 홀로 우뚝서있는 나무.

몇백년동안 저렇게 홀로 긴 세월을 있었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혼자 외롭게... 이곳을 지켜왔구나..

비가 오거나 눈이오거나  바람이 몹시 불거나.

해가 쨍쨍 찌거나. ..

아무데도 기댈곳 없이..

말할 곳 없이.. 이렇게  혼자서..

찬란한 백제가 역사의 뒤로 사라지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만 볼수 밖에 없었던 ..

백제의 나무 . “사랑의 나무.”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거룩한 나무 였습니다.


이곳의 출사는 아무곳이나 막 찍어도 최고의 샷들이 나왔습니다.

그러니 경치가 다 한 셈입니다.

그리고 저도 최고의 인생샷을 남겼죠 !

포기하지 않고 올라오길 잘했지요 ?!

최고의 만족과 기쁨은 힘듬과 고통속에서 찾아오네요.

사랑의 나무와 함께 찍힌 저를 모델로 만들어준 사진 한장을 보며

"안될것이 어딨어?.해보자!"

에너지 뿜뿜 내며  오늘 하루의 문을  힘차게  열어봅니다.


독일에서 태어났으나 영국에서 주로 활동하며 나중에는 영국국민이 된  작곡가가 있습니다

바로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 1685-1759 )입니다.

헨델은 그 당시 오페라 작곡가로 이름을 날리며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얻었던 사람입니다.

부족함 없이 승승장구를 달리던 사람에게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작곡한 오페라 작품들이 줄줄이 실패를 거듭하고 나중에는 파산을 하게 되죠.

경제적어려움에 건강에도 이상 신호가 옵니다.

바로 중풍으로 쓰러지게 되고반신불수가 되었는데요.

성공가도만 달리고 있었던 그에게 너무 한꺼번에 고통이 들이닥쳤던 겁니다.

너무도 처절하고 좌절감으로 가득했던 헨델.

다시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을 거라는 절망감에 삶을 포기하고 싶기도 했을겁니다.

하지만 그는 매일매일 힘든 고통을 견뎌내   재기의  나무로 승화시킵니다.

바로 헨델의 대작,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작곡하여 발표하게 되는데요.

이곡으로 헨델은 옛날의 명성보다 몇배의 존경을 받는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몇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합니다.


누구나 힘든 시기, 고통의 순간 있습니다.

“이것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이 있죠

이 순간, 잠시 숨고르기 하고 조금만 참고 견디어낸다면 ..우리 인생에는 반드시 어느것보다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나무’가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오늘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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