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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이 필요한 순간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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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요즈음 카페를 가면 모든 의자들이 테이블에  올라가 앉아있습니다. 쌀쌀한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나 차를 호호~ 불며 친구들과 테이블에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하며 수다 한번 진하게 하고 나면 영하권의 한파도 이겨낼 수 있는데 말이죠.

코로나 19시대의 카페 문화는 얼른 필요한 차를 사고 조금도 머무르지 말고   서둘러 나와야 하는 풍경입니다.

카페 뿐 만은 아니죠 .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안전한  백신이 나오기 까지, 코로나 19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마스크 쓰기, 손을 깨끗이 씻기와 거리두기 뿐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누군가를 편히 만날 수도 없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기도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네요.

사람과 사람의 떨어진 거리만큼 우리의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는 정감들도 멀어져 가는 건 아니겠지요?

오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 하면서 휑 ~~하게  텅 빈 카페의 모습을 보며, 혹시나 우리의 마음도 이렇게 비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았어요.   

따뜻한 훈풍이 불어와 냉기로 가득한 실내의 온도를 덥혀 우리에게 포근함과  따뜻함을 주듯이..   거리두기로 멀어진  우리들의 사이를  좋은 음악들로 꼭꼭 ~~ 채워 보아요.

 

   

1.프레데리크 쇼팽 :

발라드 1번 사단조 작품번호 23

-F.Chopin Ballade no.1 ,0p.23   



  

취미 중의 하나는 영화감상입니다. 공포영화를 제외하고는 (제가 무서운 영화를 보면 그날 잠을 잘 못잠 ^^)  여러 장르를 즐겨 보는데요.

제가 손꼽는 최애 영화 중 하나는 바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입니다. 2003년 개봉하여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데요.

 배경은 1939년 폴란드바르샤바이고 독일 나치의 침공으로 인해 유대인 피아니스트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에게 생겨나는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하였는데요.

2차 세계대전 독일 나치에 의해 희생당한 유대인들의 처참한 삶을 줄거리로 한 영화들은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영화 속에는   있어서는 안 될 끔찍한 인간 존엄과 생명의 짓밟힘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가 떨구어지게 합니다.   

영화 속의 명장면을 꼽는다면, 주인공 스필만의 가족들은 모두 죽고 간신히 살아남아 나치를 피해 혼자 폐건물에  숨어서 생활을 하게 되고 엄청난 추위와 배고픔, 고독, 공포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가다가 결국 독일 장교에서 발각이 됩니다.  독일 장교는 묻죠. 직업이 무엇이었냐고요. 스필만은 대답합니다

“ 피아니스트! 였습니다”

독일 장교는 피아노를 한번 쳐보라고 합니다.  오랜 기간 숨어 지내며  피아노 한번을 쳐 보지 못했을 것이고 추위로 인해 꽁꽁 얼었을 손가락이었을 텐데 .. 어찌보면 그의 인생에 마지막 피아노 연주일지 모를 상황과  죽음을 앞둔 공포 속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여 건반 위에 그의 영혼을 담습니다.


이 순간 연주되는 곡이 바로 쇼팽의 발라드 1번이에요. 작곡가 쇼팽 또한 폴란드 출신의 작곡가이고 그가 활동하던 시대의 폴란드는  전쟁 속에서 자국의 주권을 잃어버리고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을 했던 시간이었죠.

작곡가인 쇼팽도 음악으로 나라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국심을 표현했어요. 그래서 그의 음악에는 폴란드의 정신과 혼이 담겨 있는데요.

이러한 폴란드 작곡가 쇼팽의 발라드 1번을  자신의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의 나라에 최고의 적이라 할 수 있는 독일 나치 장교 앞에서 연주를 합니다. 어찌 보면 두 사람의 사이의 거리는 전혀 만날 수 없는 , 교차점도 찾기 힘든 서로의 위치와 상황에 있었을 텐데요.

하지만 이러한  측정 불가한 거리의 공간을 꽉 ~~~ 채워주는 것이 음악! 이었습니다.

독일 장교는  스필만의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음을 누르고  건반에서 손을 뗀 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죠. 그는 조용히 일어납니다. 그리고는 빵과 물을 가져다주고 스필만을 살려 주죠. 이렇게 목숨을 음악으로 구한 거네요.

그리고 얼마 후 독일 나치가 세계대전에서 패망하고 주인공 스필만은 폴란드에서 피아니스트로 계속 활동하면서 나이 80살이 훌쩍 넘어 까지 살았습니다.


 실화라고 하니 더욱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어떤 필요한 말과 행동을 하며 마음을 얻고 이해시키려 애쓰며 노력하지 않았어요. 오로지 음악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

    

음악의 기적을 믿으시나요? 전 믿어요.!!

지금도 이러한 음악의 기막힌 힘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도 제가 연주하는 음악으로 상대방의 마음에 한발씩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네요.  


   

2.카미유 생상: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C. Saint-Saens <Samson et Dalila> " Mon coeur s'ouver a ta voix"  

https://youtu.be/e2I8mRGPF0A

        

‘그대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려요,

꽃봉우리가 아침의 키스에 열리듯 말이죠.

흐르는 눈물을 멈추어 주려면

다시한번 그대 음성을 들려주세요.

나를 위로하는 그대 음성을 듣고 싶어요...‘     



가사의 내용처럼 저는 이곡을 듣고 있으면 정말 제 마음의 문을 두드려 열게 합니다. 생상은 오페라 작곡을 모두 13곡 했다고 기록되어 지는데,  제가 유일하게 아는 곡은 <삼손과 데릴라 > 뿐이에요. 이처럼 생상의 오페라 작품  중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오페라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괴력의 힘을 가진 삼손의 이야기를 줄거리로 삼고 있는데요. 자신의 힘에 원천이 긴 머리카락에 있다는 것을 아름다운 여인 데릴라와 사랑에 빠지면서 비밀을  알려주게 되고 그로인해 곤경에 빠지며 사건들이 벌어지게 되는데요.

      

여기서 데릴라가 삼손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부르는 노래가 “ 그대 음성에 내마음 열리고”입니다. 사실 데릴라가 삼손의 비밀을 알기위해 접근하여 나중에는 삼손에게 고통을 주지만  이 아리아의 음악선율과 가사를 보면 진정 리얼 러브를 했나? 싶어지네요.


앞 뒤 스토리가 오페라 속에서 어찌 전개 되든 ,

이 노래를 들으면 정말 !!!!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주는 노래입니다.

한마디로 꽁꽁 얼어 붙어있는 마음도 녹아버리고  여러 가지로 멀어진 마음의 거리에 있는 관계도 음악으로 어느새  나란히 함께 할 수 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즈음.

우리 떨어져 생활을 하더라도 마음만은 함께 해요. 음악들로 가득 채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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