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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이 필요한 순간들 33

face to face     


예전에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반드시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했을겁니다.

그러다가 전화라는 통신매개체가 생기면서 전화로 빨리 의견을 주고받게 되었고 그리고  긴 대화까지도  수화기 넘어의 상대방과  이야기를 했죠.

요즘은 문자나 카톡으로 대부분의 이야기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19시대를 살면서 서로 만나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는 것이 힘들어 졌고요.

그리고  모든 대화를 문자로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편리한 점들도 많습니다.

시간이  절감도 되기도 하고 괜히 얼굴보며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한 상황인 경우에도 문자의 대화는 때로  고맙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얼굴을 직접보고 눈을 마주치며

  그 사람의 여러 표정과 몸짓에서 이해되고 느낄 수 있는 공감은 감히 따라갈 수가 없지요.

 아마도 문자 상에서 느낄 수 없는 부족한 소통의 표현으로 여러 이모티콘들이 생겨나면서 직접 마주할 수 없는 감정들의 표현을 좀 더 부드럽게 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1년 여 넘게 코로나 시국을 살면서 점점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생활 할 수 있도록 여러 시스템들이 발전하고 있지요.

저는 강의나 연주를 많이 하는 직업이라 줌을 통한 줌강의나 온라인 렌션 콘서트를 하고 있는데요.

휼륭한  장비로  음향이나 영상들이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으나 생생하게 느끼는 현장감의 소통을 대신 할 순 없습니다.


 코로나 19 시대가 지나가면  face to face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날거에요.

인간미가 넘치는 따뜻한 교감을 하고 싶어요^^


음악을 들으면 흐르는 선율과 분위기만으로 그 곡의 주제를 알 수 있는 작품들이 있어요.

마치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상대방의 말을 듣고 표정의 뉘앙스만 봐도 그 사람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대면이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여러분...

오늘은 음악들과   face to face 하세요.     



1.클로드 드뷔시

관현악곡  -바다

-C.Dubussy "La mer"



프랑스의 인상주의 작곡가 중 대표적인 작곡가 드뷔시는 바다를 떠올리며 바다에서 받는 영감과 에너지  무안한 상상력을 동원해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이 작품을 처음 감상했을 때 제가 보고 느끼는 바다가 딱  떠올랐어요.

놀라운 일이죠?

음악만으로 어떤 형상이 떠올라 작곡가가 의도한 생각을 음표로 느끼고 공감한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드뷔시는 이곡을 작곡할 때 개인적으로는 결혼생활의 문제, 그리고 작곡가의 직업에 있어서는 작곡의 창작에 새로운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을 때 였죠.


저도 일도 잘 안풀리고 머릿속도 실타래가 엮인 듯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울 때 ..

바다가 보고 싶을 때가 있어요.   무작정 바다를 보러 운전대를 잡기도 합니다.

망망대해인 바다를 보면 그냥  속이 펑~ 뚫리는 것 같거든요.

드뷔시도 같은 마음이었을까요?

답답한 심정의 출구로 거대하고 다양한 아이디어 창구인 바다를 생각했고

 영감 가득한 바다에서 모티브를 얻어 곡을 씁니다.


모두 세 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요.

1곡-바다 위의 새벽부터 정오까지

2곡- 파도의 유희

3곡- 바람과 바다와의 유희

입니다.


깜깜하고 적막한 저 너머의  바다 수평선에서 해가 떠올라 바다위를 붉게 물들이고

그 햇살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바다와 물결들의 움직이는 생동감 ..

그리고 이 물결들이 서로 부딪쳐 하얗게 피어오르는 물보라가  마치 인간의 삶의 역동감을 느끼게 합니다.

마지막 악장은 잔잔한 바다에 바람이 불어오고  바람에 잔물결이 일어나다가 점점 거세어져서 거칠게 그리고 마치 성난 모습의 물결로 한계가 없는 파워를 느끼게 합니다.


관현악의 연주는 악기들의 음악적 색채로 무한한  매력을 가진 바다를 느낄 수 있는데요,

음악만으로  이렇게 작곡가의 의도와 교감할 수 있다니 신기합니다.


마치 음악이 마술을 부리는 것 같네요.

“음악은 매직이다?!”     


2.모리스 라벨

피아노곡- 밤의 가스파르

-M.Ravel  "Gaspard de la nuit"     



라벨 (1875-1937 프랑스)은 “밤의 가스파르”라는 알로와쥬 베르트랑이  쓴 시집에서 감동을 받아 피아노곡으로 시에서 느꼈던 영감을  풀어냈는데요,

가스파르는 페르시아의 어원에서 가져온

왕실의 보물 관리자라고 합니다.


“밤의 가스파르”는 예전부터 내려온 프랑스에서 악마를 뜻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제목만으로도 이 작품이 싸늘하고 기괴하고 음침하겠다  생각이 듭니다.


시집인 밤의 가스파르에서 인간을 사랑했던 물의 요정 ‘옹딘’, 음산하고 무서운 ‘교수대’ 그리고 장난기 많은 난쟁이 도깨비 ‘스카르보’를 골라서 피아노곡으로 작곡을 했습니다.


첫곡 ‘옹딘’은 물이 흐르고 떨어지는 물의 유연한 움직임과 신비하고 꿈속의 느낌처럼 몽환적인 느낌을 피아노의 연주로 묘사하였고

2번째곡 “교수대”는 불안한 종소리를 연상하는 선율과 교수대에의 긴장감과 공포스러움이 죽음의 분위기를 집요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마지막 3번째곡은  피아노 연주자들이 연주하기 매우 까다롭다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테크닉도 어렵지만 음악적 완성에 있어서 연주자의 상상력이 최대한 동원되어 예술적인 부분으로 승화시켜야  하기 때문이겠죠.

난장이 요정이 제멋대로 장난을 치며 괴롭히는 모습, 불길함을 조성하는 침묵, 그리고 폭팔하는 감정을 묘사하는 다양한 화성적인 변화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음악적 표현이 두드러지며 감정의 폭을 더욱 확대합니다.


마음을 열고 자신의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음악을 들어보세요.

더욱 작곡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생각이

 여러분이 만들어 놓은 공간에 자리할 겁니다     


비대면 시대에 서로 더욱 잘 교감하며  지내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일거에요.


음악이 지금껏 함께 소통해왔던 방법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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