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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이 필요한 순간들 32

추모   

  

4월이 되면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일어나서도 안 되는 아픔들이 다시 떠오르며 원인도 이유도 없이 세상을 떠난 슬픈 영혼들이 마음을 한없이 무겁게 합니다.

기억하는 것만으로 그 아픔을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현실도  속상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4월은  슬픔과 고통을 담고 있는 달입니다.


클래식작곡가들도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 친구 , 스승의 죽음과 시대의 불합리속에서 목숨을 빼앗긴 수많은 영혼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죽음을 음악으로 추모 했습니다.

클래식음악이 필요한 순간들,

바로 이러한 작곡가들의 작품들과 함께  위로를  나누고 싶네요.   


  

1.베드르지흐 스메타나:

피아노 트리오 g단조  작픔번호 15

- B.Smetana piano trio in g minor. op 15     



작곡가 스메타나 (1824-1884)는 안톤 드보르작과 더불에 체코의 민족주의 작곡가입니다.

스메타나의 작품 중에서  체코의 프라하를 관통하며 우리나라 한강처럼 흐르는 강 "몰다우"의 모습을 음악으로 전개한  작품 “몰다우”를 기억 하실거에요.

스메타나는 실내악 작품들에서도 유명한 곡들이 많쵸,

특히 현악4중주 “나의 생애로 부터”는 작곡가 베토벤처럼 청각을 잃고 작곡한 곡입니다.


체코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유명했으나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고통과 절망속에서 아픈 시간들을  살아간 사람입니다.

청각을 상실하며 받았던 내면적인 고통과 절망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차례로 떠나보내는 아픔은  평생 동안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 같았을거에요.     

 스메타나의 사랑하는 첫째 딸이 병으로 인해   세상을 먼저 떠납니다.

 자식을 잃어버리는 상실감과 슬픔은   감히 상상도 못할 것 같습니다.

어떤 말로도 위로 할 수 없을 거에요.

작곡가 스메타나와 그의 부인도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이었고

스메타나는  부인의 눈물과 자신의   고통을 음악으로 담았습니다.

사랑하는 딸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고  피아노 트리오 g단조의 작품을 작곡합니다.


이 작품을 작곡 한 후  스메타나의 2명의 딸들도 그리고 그의 부인도 세상을 떠났다고 하는데요.

스메타나는 어찌 남은 인생을 살았던 걸까?

삶을 제대로 살 수는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3악장으로  되어있는 이 작품은 1악장 첫 시작에서 바이올린 솔로로 어둡고 슬픔가득한 멜로디로  연주되는데요 ,

바이올린의 가장 낮은 줄 G현에서 연주되며 시작됩니다,

고통의 아픔을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의 앙상블로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구요,

이어지는 2악장에서는 분위기가 바뀌어 마치 딸의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을 떠올리는 듯 서정적인 멜로디로 가득합니다.

마지막 3악장은 장례 행진곡풍으로  엄숙하면서 정렬적인 멜로디로 연주하다가  마지막 피날레는 아픔에서 극복하려는 멜로디로 전환되면서   밝은 에너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딸을 한순간 잃은 아버지의  한없는  사랑의  마음과 마음속에 영원히 딸을  묻고 살아야 하는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나의 첫 딸 베드리스카를 애도 하며 그 짧은 생은 슬프게도 끝나버렸습니다”

-스메타나-          



2.에드바르드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9번  중 님로드

-E.Elgar  Enigma variations op.36 -“Nimrod "    


      

님로드는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엘가의  창작주제에 의한 14개의 변주곡 -수수께끼  중 가장 길고 편성이 큰 규모의 작품입니다.     


엘가는 마흔이 넘어 클래식음악계에서 그의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매우 늦은나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많은 작곡가들은 어려서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신동이니 음악의 천재이니 하며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말이에요.     

마흔이 넘어 천재들만 가득한 음악계에서 이름을 알린 작품이 바로 수수께끼 변주곡입니다.

재미난 제목이 붙어져 있는 이 작품은 자신의 친구들의 성격을 음악으로 묘사하며 음악을 듣고 친구 누구인지 맞추어 보라고 했는데요.


그 중에서  성경에서 나오는 님로드는 사냥꾼을 말하는데 , 엘가에게 늘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친구 예거 (독일어로 사냥꾼을 뜻함)를 생각하며 작곡했다고 해요.

님로드는 따로  단일 악장만으로도 연주가 많이 되고 있는데요.

특히 누군가를 추모하거나  넋을 기리는 음악회에서  연주 프로그램으로 연주됩니다.

우수에 가득찬 선율로 시작되는 이 곡은  전체 작품을 통틀어 클라이맥스에 해당됩니다.     


내가  사는 시간 속에 함께 할 수 없는 너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아있는 당신 .

어느 순간에도 생각나고 그리운  내 사랑 .

머릿속에 떠오르기만 해도  송곳으로 가슴을 찌르는 듯  아파오는 내 모든것

  

이곡을 들으며 눈을 지긋이 감아 봅니다.


슬픔과 아련함 , 행복과 기쁨. 그리고..  

음악과 함께  희망의 꽃이 마음에 피어 오릅니다 .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모든 영혼들

잊지 않겠습니다.   


-'잃은 아들을 되찾고 기뻐하는 아버지', 이남규 제작, 유리화, 서울 혜화동성당 소장.

Photo by fr.정웅모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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