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가치관 사이

돈과 양심 사이

by 해피러브

오늘 나는 상담사로서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를 경험했다.

30분간의 전화 상담이 끝난 후, 나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아니, 정확히는 상황 전체에 대해 혼란스러웠다.


상담은 때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내담자는 단순히 들어주고 공감해달라고 했다. 조언은 필요 없다고, 그냥 이해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내 가치관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내용이었다.

그 순간 나는 두 개의 목소리 사이에서 갈등했다.

"상담사로서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이건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침묵하는 것이 맞나?"


가장 괴로웠던 것은 이미 상담료를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상담자는 자신의 이야기에 조언이 아닌, 무조건 공감과 괜찮다는 위로를 원한다고 했다.

상담료를 받은 이상, 내가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상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응답해야 하는 건 아닐까?

결국 나는 "그럴 수도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내 진심이 아닌 말을. 그 순간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이란 무엇인가? 무조건적 수용인가, 아니면 건강한 성장을 돕는 것인가?

공감적 이해와 윤리적 침묵 사이의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 걸까?


상담이 끝난 후, 나는 계속해서 자문했다.

"내가 비겁했나?"

"전문성이란 개인의 가치관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인가?"

"상담자의 안전과 성장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이 다시 온다면, 나는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첫째, 상담 초기에 내 전문적 기준과 윤리적 경계를 명확히 할 것이다.

둘째, 공감과 동조를 구분할 것이다. 내담자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그의 모든 행동을 승인하는 것은 다르다.

셋째, 필요하다면 전문적 의견을 정중하지만 분명하게 표현할 것이다.


오늘의 경험은 나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상담사라는 것은 완벽한 중립성을 가진 기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양심과 전문가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다.

진정한 도움이란 때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무조건적 수용이 항상 최선은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비겁한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성장의 기회로 여기고 싶다.

앞으로 나는 더 용기 있는 상담사가 되어야겠다.

공감과 원칙 사이에서, 수용과 도전 사이에서 지혜롭게 균형을 찾는 상담사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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