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이 비록 초라할지라도
40대 중반을 향해간다.
머리가 자꾸 하얘진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면 겨울이 오듯
나에게 흰머리는 오지 않는 계절이었는데..
왔다.
벌써 흰머리가 와 버렸다.
이미 많이 왔다.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가르마를 바꿔가며 숨겨왔던 나의 겨울을 더 이상 숨길수가 없다.
오늘 처음 아들이 나에게 말했다.
"엄마 흰머리가 많아요"
나는 아들에게 말했다.
"어 점점 더 많아질 거야 엄마가 늙어가고 있어"
아들은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아들이 나에게 염색하라고 말하는 건가? 혼자 생각했다.
나는 염색하기 싫다.
이유는 신경 쓰기 싫어서다.
두 달에 한번, 한 달에 한번, 그리고... 1주일에 한번...
계속 시기가 짧아지는 염색도 나를 신경 쓰게 할 거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냥 이대로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싶다.
나는 괜찮은데 주변에서 자꾸 한 마디씩 나를 위한답시고 조언한다.
그 말들이 듣기 싫어서 염색을 할까 고민도 해봤다.
그러나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늙어 가는 게 창피한 건가?
40대 흰머리는 숨겨야 되는 초라함일까?
내 모습이 비록 초라할지라도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살고 싶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늙어가는데 왜 용기가 필요한 걸까?
사람들은 늙기 싫어서 보톡스도 맞고, 염색도 하고, 때론 다양한 시술을 한다.
눈썹도 염색하고, 아이라인도 그리고, 성형도 하고, 때론 다양한 주사도 맞는다.
늙어 간다는 건 자연스러운 계절의 변화와 같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다 계절마다 매력이 있다.
그 시절마다 즐기면 된다.
나는 나의 계절을 거스르고 싶지 않다.
나의 계절을 즐기고 싶다. 계절마다 즐길 수 있는 일도 많고, 만들 수 있는 추억도 많다.
자연스럽게 늙어갈 거다.
주변에 나에게 조언이랍시고 말하는 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