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다시 배우는 나이

- 신노년의 돈

by 해피마망

* 신노년, 돈을 다시 배우다

젊었을 때 저는 돈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믿었고, 어쩌면 조금은 돈을 업신여기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중요하지, 돈이 뭐가 그렇게 대단해?"

그렇게 말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일흔을 앞둔 지금, 이제 제대로 한 번 재미있게 살아보려고 하니, 그때부터 돈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놀려면 돈이 필요하더군요.

사람을 만나 밥 한 끼 사려해도 돈이 들고, 작은 선물 하나 건네려 해도 돈이 필요하고,

혼자 바람 쐬러 훌쩍 떠나려 해도 결국 손에 쥐어야 할 것은 지갑이었습니다.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 나는 그동안 돈의 역할을 너무 가볍게 여겨왔구나.


예전의 노년은 '참고 견디며 줄이는 삶'이었다면 지금의 신노년은 '선택하고 누리는 삶'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다시 배우고, 다시 웃고, 다시 움직이는 두 번째 전성기에 가깝습니다.

취미를 위해서 배우려면 수강료가 필요합니다.

여행을 떠나려면 차비가 필요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건강한 시간을 보내려면 공간도, 식사도, 경험도 모두 비용이 듭니다.

젊을 때는 '몸으로 버티면 됐던 시간'이 있었다면 지금은 돈이 체력이 되어주는 시기에 와 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신노년에게 돈은 사치의 수단이 아니라,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가 됩니다.



*신노년, 돈은 삶을 돕는 도구

그동안 우리는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천박하다."

"돈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속물 같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솔직해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돈은 천박한 것이 아니라, 삶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힘입니다.

돈이 있어야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고,

외로우면 사람을 만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바로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돈이 없을 때 우리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그건 나중에..."

"형편 되면..."

"다음에 하지 뭐..."

그러다 보면 다음은 오지 않고 시간만 조용히 사라져 버립니다.

돈은 쓰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세상을 넓혀주기도 합니다.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사람의 품격을 만들기도 합니다.



*신노년, 돈은 삶의 안전벨트

젊은 시절의 돈이 '야망'이었다면, 노년의 돈은 안전벨트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위험하게 속도를 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넘어질 때 나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돈이 있으면 불안이 줄어들고, 선택지가 늘어나며, 어쩔 수 없이 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돈을 더 이상 무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돈을 부끄러워하지도,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으려 합니다.

돈을 잘 대우해 주려고 합니다.

그래야 돈도 저를 잘 도와줄 테니까요.

요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잘 놀기 위해서도,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도 돈은 반드시 필요한 도구다.'

노년의 돈은 단지 병원비와 장례만을 위한 필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혼자 바다를 보러 가는 표가 되기도 하고, 오래 못 만난 친구에게 밥을 사는 기쁨이 되기도 하고,

배워 보고 싶던 수업의 첫 등록금이 되기도 합니다.

돈은 노년의 삶에서 움직일 수 있는 이유가 되고,

사람을 만나게 해 주는 매개가 되며,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돈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예전엔 너를 함부로 대했네. 이제는 고맙게 그리고 존중하며 쓸게."



*신노년, 돈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

이제 우리는 돈을 부끄러워할 대상이 아니라, 욕심의 상징이 아니라,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인 친구로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돈을 멀리할수록 선택지는 줄어들고

돈을 존중할수록 삶의 반경은 넓어집니다.

신노년의 삶은 아끼기만 하는 삶이 아니라, 잘 쓰는 삶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혹시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서

"이 나이에 돈 이야기하는 건 좀 그렇지..."라고 느끼고 계시다면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돈은 욕심이 아니라 삶을 지속시키는 현실적인 힘이고, 더욱이 노년의 돈은 사치가 아니라 자유의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렇게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나는 잘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나는 즐겁게 살기 위해 돈이라는 도구를 존중합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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