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94 운 좋은 날

2026. 4. 3.

by 미스 프레드릭

오늘 아침에 당근을 둘러보는데 서울시향의 오늘자 공연이 나눔으로 올라온 거다.

이게 진짠가?

보통 나눔으로 올라오고 막상 들어가 보면 티켓값을 비싸게 부르는 경우도 많은데

이 글은 전혀 그런 게 없어서 일단 밑져야 본전이니

나눔을 받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오전 내내 연락이 없어서 아닌가 보다 ~ 하고 말았는데

당근이웃님이 점심시간에 연락이 와서 진짜 나눔이 맞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첫 번째 신청자다.


와... 내가 당근에서 정말 많은 걸 사고 나눔도 하면서

덕을 많이 보기도 하고 쌓기도 했는데... 서울시향 공연 무료 나눔이라니.

하지만 당근 이웃님이 연락이 너무 뜸하셔서 이거 진짠가? 싶은 마음이 여전히 있었다.

그래도 어차피 롯데콘서트홀은 회사 근처니깐

가보고 아니면 집에 가자 ~ 란 맘으로 시간에 맞춰 기다렸는데

이웃님이 나타나셨다!!


근데 자리가 정말 너무 좋았다. 2층 첫째 줄 딱 가운데 자리.

예전에 롯데콘서트홀 1층에 앉았을 때도 큰 감흥은 없었는데

이번 자리는 앞에 가리는 것도 없고, 소리도 서라운딩으로 너무 잘 들렸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존 애덤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 '낭만적'이었다.

존 애덤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는 시모네 람스마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협연한다.


둘 다 처음 듣는 음악이고, 첫 번째 곡은 현대적 클래식이라 조금 난해하다면 난해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의 힘과 감동이 있었다.

서로 안 맞는 것 같은 두 음이 묘하게 맞는 순간들이 종종 있었는데

거친 음악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순간이었다.

하지만... 역시 나는 아직은 스탠더드 클래식이 좋다...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은 1부 음악에 비해 훨씬 듣기 쉬웠다.

그렇다고 내가 뭘 다 이해했다는 건 아니고... 일단 귀에 듣기 좋았다는 것이다.

바이올린 등 현악기만 해도 몇 종류에 몇십대가 되는데

그 음들이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게 여전히 신기하다.

음이 가득 차고 풍부한 느낌이었다.

내가 음악 자체에 대해 평가할 수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그 순간 내가 그 장소에서 그 아름다운 소리들을 들을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오늘은 참 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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