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4. 4.
짝꿍과 나는 사람 많은 곳을 별로 안 좋아한다.
짝꿍이 오늘 출근을 해야 해서 멀리 못 나가는 이유도 있지만
원래도 유난 스래 벚꽃 본다고 벚꽃 명소에 찾아가는 타입은 아니다.
(좀 더 젊었을 때는 그래도 좀 다녔던 거 같은데...)
오늘은 특히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릴 거라고 해서
나갈 계획 자체를 세우지 않기도 했다.
아침을 먹고 시장 보러 밖에 나갔더니 날이 의외로 너무 좋다.
살걸 사고 동네에 있는 공원을 쭉 둘러봤다.
벚꽃도 있고 이름 모를 하얀 꽃, 노란 꽃 꽃들이 많았다.
화려하게 피어있는 벚꽃도 아름답지만 촉촉한 흙을 열심히 뚫고 머리를 내민 새싹들도 너무 귀엽다.
아파트 뒤로 산도 있고, 역사 공원도 있어서 사람들의 통행이 그래도 꽤 있는 편이었지만
요란스럽지는 않아서 좋았다.
잠시 그늘에 앉아 꽃구경도 하고 짝꿍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따뜻한 봄날을 즐겼다.
우리에겐 이게 꽃구경이다.
이번 주가 벚꽃이 절정인 시기라고 하니 어딘가라도 가야 하나 싶다가도
사람에 치여 꽃도 하나하나 들여다보지도 못할 거면 그냥 여기서 꽃들을 충분히 보자 싶었다.
오늘도 나의 주말은 직접 해 먹는 아침과 커피로 시작해서
약간의 꽃구경, 미뤄 놨던 귀찮은 일들 몇 가지, 일주일치 먹을 야채수프 만들기, 요가,
그리고 집에서 보는 영화로 마무리한다.
온전히 내 속도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이 일상이 나에게는 정말 소중하다.
어떤 진귀한 볼거리도 이 평화와 바꾸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