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24.
밤 사이 눈이 많이 왔다.
눈이 오면 사람들은 보통 걱정을 하지만, 나는 아직은 좀 설렌다.
운전을 안 해서 철없는 소리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남쪽지방에서 나고 자라 눈을 볼 기회조차 드물었던 나는, 상경한 지 10년째지만 아직도 눈이 좋다.
산이 보이는 우리 집 거실에서 보는 설경이 참 아름답다.
낮에 일정이 있어서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집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눈이 오면 보통 기온은 좀 올라가는데 오늘은 너무 추웠다.
집에서 짝꿍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추울 때는 홍차가 딱이다.
요 몇 년 전부터 '차'에 흥미가 생겨서 중국차, 대만차 위주로 마셔보고 있는데
요즘은 작년에 구매한 대만산 밀향홍차에 빠져서 종종 마시고 있다.
오늘도 밀향홍차를 내려서 예쁜 노리다케 홍차잔에 따라 짝꿍과 소꿉장난 하듯 나눠 마셨다.
대만차 전용찻잔이 있지만 좀 작아서 성에 안찰 때가 있다.
홍차를 몇 잔 마시고 났더니 몸이 따뜻해진다.
거실 창으로는 따스하게 햇살이 들어오고, 밖에 있는 나무 위에는 눈송이가 아직 맺혀있다.
차를 마시면서 짝꿍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새 서로의 어릴 적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결혼 전까지 합하면 약 1년 반을 짝꿍과 같이 살았다.
아직은 우리가 할 얘기가 많이 남았다는 것이 신기하고 다행이다.
원가족에게서 분리되고 난 후부터 비로소 나는 집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됐다.
혼자 살 때는 공간의 제약 때문에 완전히 '내 공간'이라는 느낌이 덜했다.
지금은 온전히 나와 짝꿍의 취향대로 고르고, 꾸민 우리 집이라서 상당히 애착이 간다.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어서 좋다.
이곳에서 나는 완전히 안정적이고 또한 안전함을 느낀다.
편안하고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