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0 결국 졸긴 했지만

2026. 1.28.

by 미스 프레드릭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다.

괜찮은 영화가 있으면 보려고 독립영화관 몇 군데를 둘러보니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텐'이 눈에 띄었다.

마침 시간도 적당해서 바로 예매. 남은 두 자리 중 겨우 한 자리 잡았다.


5시에 퇴근을 하고 지하철을 탔는데 웬걸... 만원 지하철임에도 거의 바로 앉을 수 있었다.

한 번 갈아타고도 바로 앉았다.

이런 행운이!

앉아서 가다 보니 금세 잠이 온다. 꾸벅꾸벅 졸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 여성이 차를 운전하고, 차에 탄 사람들과 여성의 10개의 대화가 이어지는 형식이었다.

(여성의 직업이 운전수라는데 그것도 나중에 해설 보고 알았다.)

10개 중 세 개의 이야기에서는 잠들었다. 휴... 퇴근 후에 영화를 보는 게 아니었나.

그렇게 운 좋게 계속 앉아서 오고, 졸면서 와서 잠은 충분한 줄 알았는데...

아쉽다. 다시 볼 자신은 없는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이란의 위대한 감독이고,

감독의 작품들도 평론가, 관객 모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피곤할 때 보면 좀 졸린다...

감독은 영화에 나오는 운전하는 여성을 통해, 그녀와 차에 탄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란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그녀를 통해 대신 던지고 있는 듯하다.

특별한 내용이랄 것도 없고, 대화의 나열이라 지루하고 이게 뭐지? 싶기도 하다.

영화의 화면도 차 안으로 고정되어 있어 단순하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영화라고 한다.


영화가 끝나고, 영화에 대해 검색해 봤다.

정성일, 이동진 평론가가 극찬한 영화인데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야 이 영화를 보고 극찬할 수 있을까?

나도 이 영화가 별로였던 건 아니다.

다만, 이 영화를 표현할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하겠다.

촬영방식이 굉장히 파격적이고, 큰 사건 사고도 없지만

묘하게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이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이다.

비록 결국 졸고야 말았지만 그래도 오늘, 영화를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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