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기저귀 떼기~!!!
기저귀 떼기 좋은 계절 여름을 맞아 18개월 무렵부터 우리 아이도 슬슬 기저귀 떼는 연습에 돌입 했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뭔가 시도를 한건 아니었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여름 날 두꺼운 기저귀를 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시리 더운 느낌이 들어서 기저귀 대신 팬티를 입혀 두었다.
팬티를 입힐 때 마다 "쉬 마려우면 엄마 한테 얘기 하자~." 라고 좋게 말 했다.
그럼 아이가 이야기 하냐고?
뭐...하긴 한다. 쉬 다 하고나서...
"엄마...쮜 해쪄~" ㅡㅡ;;
다만 그 시점이 하기 전이 아닌 꼭 용변을 마친 후라는 것이 문제이다.
가끔 쇼파나 이불 위에 큼직한 지도를 그려 놓으면 분통이 터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도 당황스럽고 민망하고 혹은 왜 혼나는지도 모르는 채 혼나야 하는 아이 생각에 무턱대로 화만 낼 수도 없고...
아이들에 따라서 용변을 보기 전에 특별한 행동을 보이거나 엄마들이 시간을 체크해서 이쯤에서 쉬 한번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 변기에 앉혀주면 된다는데 내가 둔해서인지 영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다.
한 번은 쉬 하기 전에 기특하게도 "엄마! 쮜~쮜~"하며 쫓아다녔다.
"어 그래...착하네..." 얼른 변기에 끌어다 앉혔다.
드디어 변기에 용변을 보는 것인가?
하지만 엄마의 바램이고 욕심일 뿐 잠시 후에 내려달라고 팔을 벌렸다.
그렇게 내려주자 마자 욕실 발판에 주르륵~!!!
아직 변기에서 쉬~하는게 영 어색했나 보다.
뭐 아직은 시작 단계니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시도했다.
그 뒤로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아이는 기저귀를 뗐다.
아이의 배변훈련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의 마음 가짐이다.
물론 아이에 따라 몇 번의 훈련만으로 바로 기저귀를 떼는 아이도 있겠지만 수십 번을 반복해도 떼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이런 차이는 아이의 기질, 환경, 정서, 발달 상황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긴 하지만 결국 기저귀는 다들 뗀다.
다만 남들 다 떼는 기저귀 우리 아이는 어떻게 뗐느냐가 중요할 뿐...
배변 훈련은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겪게되는 외부 압력으로 인해 배설 습관을 바꾸는 일로 배변 훈련을 받는 것 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크나큰 스트레스가 된다.
더군다다 이 과정에서 엄마가 지나치게 초조하고 조급한 모습을 보이거나 강압적인 모습으로 화를 내면 아이는 자신감을 잃게 되고 여러가지 부작용을 초래 할 수도 있다.
요즘은 워낙에 정보가 많고 엄마들도 공부를 많이 해서 다들 알겠지만...그래도 언급해 보자면 심리학자 프로이트의 발달단계에서 항문기를 어떻게 거치느냐에 따라 이후의 성격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
항문기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고지식하고, 고집스러우며, 인색하며, 결벽증이 생겨 주변 환경이 깨끗하고 질서정연하고 규칙적이지 못하면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또한 반대로, 완전히 무질서하고, 저저분한 분위기 아래서만 안정감을 느끼는 그러한 성격으로 자라날 수도 있다.
이는 아이가 잘 조절하여 성공적인 배변활동을 하였을때 적절한 칭찬과 보상을 주는 것의 중요성을 시사 하는 것으로, 대부분 지나치게 엄격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에는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 그럼 무조건적으로 칭찬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될까? 과잉보호나 부적절한 도움은 도리어 아이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므로 부정적 피드백 만큼이나 분별력 있는 도움과 칭찬도 중요하다.
배변 훈련은 단순히 대소변 가리는 것 만이 아니라 아이 나름의 평생 처음으로 맞게 되는 하지만 꼭 거쳐가야 할 중요한 과제로 이 과제를 풀어감에 있어서 느낀 긍정적인 (자율성과 자신감, 성취감등...) 감정이이나 부정적인 (좌절감,불쾌감,수치심등...) 감정들은 훗날 어른이 되어서 까지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터넷에서 배변 훈련에 대해 검색해 보면 변기에 많은 선배 맘들과 전문가들의 노하우들과 정보들로 넘쳐 난다. 시중에 나와있는 육아 책들을 봐도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 되어 있다. 그 중에서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적절하게 응용하는 것은 엄마의 몫이다.
결국 배변 훈련도 아이가 해야 할 일이기에 아이의 동기 부여를 위해 배변에 관한 책들을 많이 보여 주었다.
조금 더 어릴때부터 자주 책을 통해 언니야, 오빠들이 배변활동을 하는 것을 보아서 그런지 변기에 앉는 것 자체에는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또 책을 보며 변기에 쉬나 응가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잘 했다고 뽀뽀도 해주고 쓰다듬어 주기도 했었다.
단지...본인은 변기에 용변을 보지 않을 뿐...ㅡㅡ;;
이론은 알되 행동과 차이를 보이는 것은 콩만한 아이와 내가 별로 다를게 없었다.
배변 훈련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내심과 칭찬밖에 없다는 것이 예나 지금의 결론이다.
그 적정한 양의 칭찬 이라는게 어느정도인지가 참...어렵지만 그럼에도 강압적인 배변훈련 보다는 부드럽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이의 정서발달에는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