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공원은 싫어요

집에서 쉬고 싶어요

by 아이만 셋

막내는 놀이공원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누나들이 좋아해 어린이날이면 종종 갔었다. 막내는 너무 어려 탈 수 있는 놀이 기구도 없었을뿐더러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그런 복잡한 곳을 좋아하는 성향도 아니다. 유모차에 앉아 있으니, 시야가 좁아 답답했을 것이다. 그러니 이동할 때는 아빠에게 안아달라고 했다가 누나들이 놀이 기구를 탈 때는 아빠가 누나들을 돌봐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다시 유모차에 앉기를 반복했다. 제법 커서 유모차도 필요 없고 범퍼카 정도는 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어도 놀이동산은 썩 내켜하지 않았다. 롯데월드 갔을 당시 막내는 다섯 살이었다. 첫째는 초등 6학년, 둘째는 5학년이었다. 막내는 저녁 무렵부터 미열이 있었다. 하지만 부산

근교도 아니고 서울까지 갔으니, 누나들은 즐겨야 했다. 막내랑 나는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서 기다리고 남편과 딸 둘은 마감 시간까지 놀다가 내려왔다. 지쳐 잠든 아이를 안고 조수석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누워 있으려니 나도 고역이었다. 그렇게 막내는 놀이동산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 않았다.

누나들은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고 어린이날 스케줄을 막내 혼자 결정해도 되는 날이 드디어 왔다. 어린이날 하고 싶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놀이동산은 싫어요.”

“서점 들러 책을 좀 사고, 영화 한 편 보고 집에 가서 쉬고 싶어요!!”

“그래도 저녁은 패밀리 레스토랑 가서 먹어야지?”

누나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피자와 치킨 시켜 먹자며 거절했다. 최근 어린이날 무엇을 하고 싶은가 하는 물음에 아동들은 ‘집에서 쉬고 싶다’라고 답변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요즘은 테마파크도 많으니, 주말마다 부모를 따라다니느라 피로했을 가능성이 짙다. 둘 다 힘든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우리는 주말을 희생하며 돌아다닌 것일까?

올해는 어린이날이 일요일이라 6일이 대체 공휴일로 연휴다. 5월 8일 어버이날은 주 중이라 아마 어버이날 모임을 연휴에 당겨서 하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도 예전에 5월 5일에 어버이날 식사를 당겨서 한 적이 있다. 5월 5일에 저녁 식사를 한다고 하니 당연히 친척들이 모여서 ‘어린이날’ 축하를 해 주는 걸로 막내는 혼자 착각하고 신나 했었다. 그런데 아무도 어린이 날인 줄 모른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막내는 서운함을 내비쳤다.

“아무리 어버이날 대신 오늘 모였어도 어린이날 만났으면 용돈은 안 줘도 축하한다고 인사는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나에게는 아직도 ‘어린이’인 나의 막내 이번 연휴는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다. 건강하고 행복한 ‘5월’을 보내길 바란다.


*이미지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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