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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Sep 22. 2020

이삿짐 견적만 1000만원, 포장은 하루종일

해외이사

국제이사.

내가 국제이사라는 것을 하게 될줄이야...

내가 가져갈 짐을 꼼꼼하게 포장해서 이삿짐을 싸게 된다.

국제이사라고해도 국내 이사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국제이사는 차원이 달랐다.

박스의 두께만 봐도 차이가 났다.

짐만 넣어 옮기는 것이 아니라, 포장된 짐이 컨테이너로 이동하게 될 때 물건들이 상하지 않도록 꼼꼼히 포장하고 엄청난 양의 제습제를 사이사이에 넣었다.

아마도 바다를 건너가는 일이다 보니 방습처리를 하는 것 같았다.



돌쟁이 큰 아이와 막 태어난 둘째를 데리고 방 한쪽에 피신한 나는 연신들리는 "드르륵 착" "탁탁..."거리는 소리를 하루 종일 들어야 했다.

국내 이사는 몇시간이면 끝나지만 해외이사는 꼼꼼하게 처리해야하는 것 때문인지 몇배의 시간이 들었다.

거의 하루종일 소요되었다. 시댁의 짐과 우리 살림이 합쳐져서 더 정신이 없어 시간이 더 걸렸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삿짐 빠지지 않고 다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일을 마치고 기사분들이 돌아가고 나니  빠뜨린 것들이 보였다. 배는 떠났고 어쩔 수 없지 싶다은 마음이다가도 중국에 저런것들이 있으려나? 어디서 구하지? 또 막연한 두려움에 함께 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의 짐은 대부분이 기저귀 분유 였다. 이사에 관련해서 조언을 얻을 수도 없었던 나는 중국에서 아이용품을 구할 수 없을까 싶은 마음에 기저귀를 사이즈별로 구매해서 이삿짐으로 보냈다.

기억에 기저귀만 12박스 거기에 아직 글씨도 못읽는 아이들이지만 책은 살 수도 없고 항공으로는 들고가기도 무게가 나가는 제품이라 전집을 네다섯질을 구매했다.

불안함이 부른 엄청난 소비였다.

중국에 들어가서 한동안 엄청난 카드값이 나오게 되는 이유였다.





그렇게 하루종일 이사를 마치고 남편이 가져온 계약서에는 세금과 이사비용이 적혀있었다.

티비와 냉장고에 엄청난 관세가 붙었다.

세탁기는 시댁에 놓고 오느라 보내지 못했는데, 그것 때문에 세금이 덜 나온것이라고 했다.

가전제품이 세금이 높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텔레비젼은 중국에서 구입하는 것이 나았다.

세금을 내고 가져간 텔레비젼은 중국생활 3년만에 화면이 나오지 않아 새로 구매했다.

중국에서는 양문형 냉장고 만나기가 어렵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 제품만큼 용량이 크지 않다.

그리고 비싼이유로 꼭 냉장고는 가져가야 하는 목록 1위였고, 특히 김치냉장고는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라 한국에서 가져가면 좋은 제품이다. 나는 귀국하는 지인에게 김치냉장고를 물려받았는데, 김치냉장고 있는 것과 없는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차이였다.


한국에서는 흔하고 흔한것들이었는데, 중국으로 가니 귀한것들이 된 물건들이 있다.

가격이 많이 비싸 구매가 어렵거나 우리나라 정서와는 다른 이유로 찾을 수 없는 물건들..

양문형 냉장고, 김치냉장고, 10kg 이상의 세탁기 , 네블라이저, 책 등이었다.

그래서 저런 제품들이 필요한 경우 귀국하는 이들에게 중고로 구매 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이사하는 경우 회사에서 이사비용 지원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이사비용을 지원받았다. 초기 주재원으로 발령받았기 때문에 비용을 전액지원받았게 되었는데 주재원들이 많아지자 이 비용도 계속 줄어들었다. 계속해서 비용삭감을 위해 줄여나갔기 때문이었다.




이삿짐은 보내졌고 남편도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제 두아이와 나만 삶의 터전을 옮기면 된다.

짐을 옮기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정말 가는구나....

이삿짐을 모두 보낸 저녁 고등학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가기전에 못볼것 같아서 집 앞에 왔다고...  친구와 집앞에 서서 잠시 이야기하며 친구가 건넨 봉투..

봉투에는 중국돈이 천원이 들어있었다.

당장가면서 필요 할 수 있다고 환전해 왔다는 친구...

친구와 밝게 인사하고 헤어져서 집에 들어왔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친구의 걱정어린 눈빛과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정말 가는거구나' 하는 생각에 갑자기 서러웠다.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잘 살아갈 수있을까? 수백번 머리 속에 되뇌어 지는 말...

감정의 기복으로 마냥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았다

복잡한 이 감정을 뭐라고 해야할까? 두렵고 설렌다로 표현가능할 것 같다.

한쪽마음엔 두려움을 한쪽에는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중국으로 이제 가야만한다.


다음이야기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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