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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옥미 Jun 03. 2021

글쓰기가 나의 친구가 될 것이라..

늦게 배운 도적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뒤늦게 책에 빠져 살더니 어느 날부터 글을 쓰고 싶어 졌다. 글을 쓰면서 적합한 타당성을 찾았다.  왜 책을 읽고 글을 쓰려고 애쓰고 있지?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던 일이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남편은 외로운 하이에나가 되었다. 글을 쓰려면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하고 그 나만의 시간이란 것이 결국 밤 12시가 넘어야 허락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참다 참다 막지 못해 분출되는 분화구처럼 어느 날 외롭다는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불쌍한 남편. 그래도 포기하지 못하고 쓰는 일을 하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혼자 해 나가려는 애씀이 나에게 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혼자 여행을 가려고 한다거나 혼자 서점을 가고 혼자 걷고 혼자 도서관을 가고 혼자, 혼자. 혼자..... 등등... 

남편과는 평행선을 달리 듯 함께 하기 어려운 서로 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다. 함께 여행을 가도 서로 다른 관점이 강해서 남편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다녔고 세상을 보는 가치관도 너무 달라서 말씨름을 하기보다는 부딪히고 싶지 않아 덮어버리기 일쑤였다. 내 눈엔 여전히 아이처럼 보이지만 성년이 돼버린 딸과 아들, 사위까지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하고 좋다. 엄마 입장을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꽉 채운 날이 되면 뿌듯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각자의 일이 바쁘다. 내 스케줄대로 나를 우선해달라고 말할 수 없다. 아이들도 자신들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받아들이자. 스스로 다독이고 자제하고 적당히 빠져주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스스로 대견해해야 하는데 사실 외로운 마음이 든다. 미리 폐를 안 끼치고 싶어서 자기 방어기제는 먼저 선수를 친다. 

"엄마는 괜찮으니까, 너희들끼리 다녀와"

"엄마도 바빠~"


내가 건강하게 나이 먹을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혼자서 무엇이든 경험하기이다. 점점 누군가가 필요해지는 시기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불가피하게 남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오기 전까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접하고 싶다. 그 경험들을 통해 지금까지 꾹꾹 눌러놨던 용암을 흘려보내고 싶다. 


지금 난 글 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 나이먹음의 서글픔도, 외로움도, 한계의 다다른 벽도 내가 가뿐히 뛰어넘을 수 있는 작은 장애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글을 쓸 때는 난 철저히 내 편이 된다. 내 인생에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글쓰기는 변치 않는 노년의 절친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나의 늙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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