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_카페의 운영도 수행과 같다

by 조성민 바리스타

진안에 있는 담마코리아라는 명상센터에 다녀왔습니다. 몇 달 전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에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자신이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고엥까 선생님께 윗빠사나 명상을 배웠기 때문이라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도 진안에 그 윗빠사나 명상센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3달 전에 바로 신청을 했는데 이번에 다녀오게 된 것이었죠.


12일 동안 진행되는 이 명상코스는 들어가기 전에 휴대폰과 모든 전자 기기, 그리고 볼펜과 책 그리고 종이를 반납을 해야 합니다. 일단 코스가 시작되면 쓰거나 읽는 것이 금지됩니다. 그리고 수련생들은 11일간 거룩한 침묵을 지켜야 되죠. 거룩한 침묵과 함께 그 어떠한 의사 소통을 위한 행동도 하면 안되는 것이 규칙이었습니다. 즉 인사를 하거나 혹은 내 필요에 의해 어떤 손짓이나 몸짓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었죠.


일과표는 매우 심플합니다. 새벽 4시에 기상해서 새벽 4시 30분부터 명상을 시작, 밤 9시 30분에 취침을 하는 것입니다. 숙소는 1평 정도 되는 개인 독실로 제공되며 숙소 안에는 침대 1개, 간이용 옷걸이, 짐을 정리해서 둘 수 있는 책장이 전부였습니다.


아침 식사는 간단한 죽이 제공되고, 점심은 채소로 된 식단의 밥을 저녁을 차 한잔이 제공 됩니다. 제가 인상을 받았던 것은 이 모든 시설과 설비에 대한 비용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코스에 참석하는 비용은 정해져 있지 않고, 그저 모든 일정이 끝난 후 다음 코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만큼 비용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했던 명상법은 NLP를 기반으로 한 상상과 이미지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 센터에서 가르치는 명상법은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 명상코스에서 배운 명상법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바로 아나빠나와 윗빠사나였죠.


1일차부터 3일차까지는 아나빠나(Anapana)라고 불리는 호흡을 알아차리는 명상법에 대해서 배우고 실천을 합니다. 아나빠나는 윗빠사나를 수행하기 앞서 마음의 집중력을 향상 시키기 위한 수행법이었습니다. 아나빠나는 콧구멍에서 들어가고 나가는 숨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언어화와 시각화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즉 숫자를 세거나 어떤 이미지를 눈앞에 그리는 것을 금하는 것입니다. 그냥 호흡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느끼는 것이죠. 이것이 만만한 것이 아닌 것이 분명 내 마음은 호흡에 집중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그 마음을 다시 콧구멍으로 데리고 옵니다. 그런데 또 몇 분 뒤에 정신을 차리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었죠. 이것이 계속 반복되자 마음 속에서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나는 이 간단한 것도 못 한단 말야! 그냥 숨만 지켜보면 되는 거잖아!’

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딴생각에 자꾸 빠지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날 저녁 수행법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 때 앞에 있는 선생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러면 긴장이 생깁니다. 이 긴장은 우리가 지금 가려는 방향과 완전히 다른 방향이에요. 이완하세요. 딴생각이 계속 들어도 괜찮습니다. 딴생각이 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4일차부터는 본격적으로 윗빠사나(Vipassana)를 배웠습니다. 윗빠사나는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관찰하는 명상법입니다. 특히 마음과 몸의 무상함에 대해서 지식이 아닌 경험으로 깨닫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여기서 추구하는 것은 바로 ‘평점심’이었습니다. 명상을 하다보면 여기저기에서 온갖 통증이 오는데 이 통증을 피하려 하지 않고 그냥 관찰자로 받아 들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수행을 계속하다보면 잔물결이 일어나는 듯한 쾌감이 몸에 흐를 때가 있는데 이때도 이 유쾌한 감각에 집착하지 말고 그냥 관찰을 하면서 평정을 지키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감각은 일어나서 머물다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감각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카페 또한 그렇죠. 창업을 함으로 이 세상에 일어나고, 운영을 함으로 지속이 되며, 언제가 폐업을 하면서 사라진다는 것이죠. 우리의 생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이것을 지식적으로 알 뿐이고 경험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죠. 12일간 명상코스를 하면서 조금이지만 경험적으로 모든 것이 일어났다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된 것 같았습니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게 될 때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크게 2가지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하나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과 집착, 또 다른 하나는 지금 나에게 일어난 불편한 상황들에 대한 미움과 혐오입니다. 이 2가지 상황에서 우리 마음은 크게 동요된다는 것이죠. 매출이 많이 올랐으면 그 상황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매출이 떨어질 것에 대한 걱정과 집착을 일으키고, 반대로 매출이 저조하면 그 상황에 대해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조급함과 혐오에 마음을 빼앗긴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감정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데 감정이 우리의 주인이 될 때가 많다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저 또한 화가 나면 화에 매몰되고, 걱정이 일면 걱정에 매몰되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모든 순간을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넘어지는 것을 허용해주세요. 고통과 싸우지 마세요. 우리는 지금 고통과 싸우려고 여기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통이 왔을 때 단 1초라도 한 발짝 앞으로 나가서 그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세요. 그럴 때 그 1초는 매우 훌륭하고 아름다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점차 그 시간을 늘려나가 보세요. 그러면 1초는 2초가 되고, 2초는 4초가 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1분으로 1분은 10분으로 늘어날 것이에요.”


명상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카페의 운영도 수행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이든 일어나고 머물며 지나간다는 것을 깨닫는 것. 운영 속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그 어려움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평정을 지키는 것.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바로 카페의 운영이자 수행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순간이 평안하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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