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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Jan 17. 2022

천천히 해주세요

빠르면서 제대로 하기는 너무 어려우니까

 선물로 받은 운동화에 흠집이 가득했다. 그래서 교환 신청을 했다. 빠르게 도착한 운동화에는 여전히 흠집이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빠르게 다시 보내드릴게요."

"아니요. 천천히 보내주세요. 그 대신에 좋은 것으로 보내주세요."

"그러면 공장에서 나오는 새 재고를 보내드릴게요. 시간은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네. 천천히 해주세요."


 드디어 깨끗한 운동화를 배송받았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혼자 코인 노래방에 간다. 방에 자리가 나자, 직원이 바로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거리두기 지침으로 소독을 해야 해서 기다려 주세요. 빨리 해드리겠습니다."

"아니요. 천천히 해주세요."

 제발.

소독도 천천히 해주세요

 

나는 시간 부자인 백수라서 천천히 해달라는 말이 가능한 것일까.


싸다고 하는 것들은 비싸 보이고, 빠르다고 하는 것들은 느려 보이는 요즘이다.


돈을 벌면 비싸고 느린 것을 구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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