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프피인 MZ세대인 걸로 하자

분류당하고 분류하기: 꼰대(?) Z세대의 고백

 나는 Z세대의 뜻을 몰라 인터넷 검색으로 그 뜻을 찾아보았다.

Z 세대(영어: Generation Z, Gen Z 또는 zoomers)는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다음 세대를 의미한다. 정확한 세대를 가르는 기준은 없으나, 인구통계학자들은 일반적으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출생한 세대, 일반적으로 영미권 인구통계학자들은 1995년생부터 Z세대로 분류하고 미국에선 911 테러를 기준으로 1997년생부터를 Z세대로 분류한다. 또한 Z세대의 마지막은 2009년생까지로 보는 경우도 있다만, 한국은 정해진 기준이 없어 2010년생까지로 보는 경우도 다분하다. 일반적으로 서양 기준에서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 10대 시절을 보낸 세대를 Z세대라고 한다.
 -위키백과 'Z세대'

 세상에. 정의부터가 제각각이다. 나는 어떤 나라에서는 Z세대이고 어떤 나라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이기도 하다. 애매하게 걸치는 나는 어중간 Z세대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모두 퉁쳐서 MZ세대라고 부르니 다행이다. 어중간 Z세대라고 했다간 또 귀찮게 설명해야 하니까. 모임에서 내 나이를 밝히자 누군가가 '어쩔티비'의 뜻을 물어봤다. 나도 몰라서 집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공부했다. 신문 기사에서 나오는 Z세대 용어를 쭉 훑어보고 달달 벼락치기했다. 모른다고 설명하기가 더 귀찮아서 그냥 자동 응답기처럼 대답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는 MBTI를 물어봤다. 중학교 때 아이용 MBTI를 봤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 대충 얼버무리고 집에 가서 MBTI 조사를 했다. 세상에. 같은 검사를 보는데 왜 볼 때마다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 게다가 A 사이트, B 사이트, C 사이트의 검사 결과가 다 다르게 나온다. 어쨌든 다 I가 나오긴 해서 다음부터는 I형이라고 얼버무릴 계획이다. 아, 아니다. 나만 특별한 척한다고 뒷말이 나올 테니 그냥 인프피라고 하자.

 그런데 I형이면 어쩌라는 걸까. E형이면 또 어쩌라는 걸까. I형은 I형끼리 다녀야 하나? 아니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E형과 다녀야 하는 걸까? I형이면 회계사가 되어야 하고 E형이면 영업사원이 되어야 하나? 나처럼 변덕이 심한 성격은 16개 유형 설명을 계속 봐가면서 움직여야 하나?

 아, 가볍게 웃자고 만든 놀이문화를 내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나 보다. 그냥 적당히 나는 '인프피인 MZ세대'인 걸로 하자.

The treachery of images (This is not a pipe). © Rene Magritte. Fair 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