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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Mar 07. 2022

바쁨을 위한 배려

현대인의 시간은 귀하다

 나의 초미니 프로젝트를 재시도한 결과 여전히 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은 없었다.


 6일간의 수요조사가 끝난 뒤 참여 의향을 밝힌 분은 총 두 분이었다.

당일이 되자 각각 버스를 늦게 타서, 갑자기 일이 터져서 두 분 모두 내 프로젝트에 참가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나는 혼자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예행연습을 두 번이나 했으니 세 번째부터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


 백수로 지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바쁜지에 대해 잊고 산다. 하나의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25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25분 정도의 시간을 추가로 투자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1시간 배차 간격의 버스를 평소보다 일찍 타야 하고, 누군가에게는 돌발 상황이나 일거리가 쏟아지면 안 된다. 현대인에게 시간은 돈보다 귀하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지낸다. 돈은 없는데 시간이 있는 나는 이들과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라는 변수가 추가로 더해지니 오프라인 이벤트가 예정대로 진행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 25분간의 오프라인 이벤트를 추진하려는 욕심을 버렸다. 관심을 가져주신 두 분께는 혼자서도 하실 수 있게 가이드 음원을 선물해 드렸다. 관심을 가져주셨지만 참여하지는 못하신 분께 비대면 버전 서비스를 앞으로도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면 남의 시간 15분 정도만 투자해도 내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신종 감염병 유행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비대면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험이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리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 내 초미니 프로젝트가 바쁜 현대인 기준으로 25분 이상, 아니 15분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는 말을 단 한 사람에게서라도 들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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