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1일, 강릉 어느 해변에서
나는 기분이 안 좋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면
종종 바다를 찾는다.
특히 날씨가 따뜻해질 무렵이면
몸이 먼저 바다로 향하고 있다.
어떤 이유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장소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바다를 향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는 바다를 '보기 위해’ 가는 건 아니다.
넓고 고요한 바다도 좋지만
진짜 내가 원하는 건 따로 있다.
바다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
그 바람을 쐬러 나는 바다로 간다.
그 바람은
춥지도 않고, 마냥 따뜻하지만도 않다.
그저 조용히 살결을 스쳐 간다.
특히 봄바람.
그 바람을 맞고 있으면
누군가 나를 조용히 안아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괜찮아. 다 지나갈 거야.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살랑살랑, 바람이 속삭이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다시 바다를 향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도 괜찮다.
그 바람을 맞고 나면
내 마음이 조금 괜찮아지기 때문이다.
불어오는 바람 하나가
나를 어루만져 준다.
나를 위해 부는 바람은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에게 머문다.
그리고 나는 조용한 위안을 얻는다.
나도 누군가의 바람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