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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소풍 Sep 30. 2018

너의 치명적인 남다름까지 안아줄 수 있기를

누구나 알 수 있는 3번 방 꼬마들의 치명적인 매력 이야기 2

영화 속 슈퍼 히어로처럼 변신을 거듭하는 3번 방 아이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전혀 다른 두 가지 모습을 가진 남다른 꼬마들의 이야기, 두 번째.





TK :Transitional kindergarten , K :kindergarten  그리고 1학년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3번 방 막둥이들의 남다른 모습에 대하여...

 

< 치명적인 매력으로 똘똘 뭉친 3번 방 Transitional kindergartener  네 꼬마들의 매력 리스트>

 

사라지는 엄마 차를 보며 사모곡을 부르는 잭스

* 집돌이 잭스 –  언어 장애 때문에 우리 반에 온, 우리 반에서 몇 안 되는  한결같은, 말썽을 부리지도 버럭 거리지도 않는  순한 아이다. 엄마가 내려야 하는 곳에 차를 세우는 순간부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I want to go home." 어눌한 발음으로 집 타령을 시작한다.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은 고작 네 시간. 그 네 시간이 스물네 시간은 되는 냥 몇 번씩 집에 가고 싶다, 엄마가 언제 오냐를 계속 묻는다. 첫 주에는 적응하느라 그렇겠지 했는데 삼주가 넘었는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에 차에서 내리려면 울기 시작하여 엄마 차가 저 멀리 사라지고 나서도 한참을 눈물바람이다. 쉬는 시간에 잘 놀다가도, 수업을 하다가도, 간식을 먹다가도 "I want to go home." "When can I go home?" 계속 묻는다. 집과 엄마를 향한 그 애타는 마음이 안타까워서 집에 가고 싶다고 물을 때마다 시계를 보여주며 집에 갈 시각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위로다. 그러면 초조해하던 표정이 집에 가는 시각이 다가오는 만큼씩 밝아진다. 집돌이, 내년부터는 여섯 시간을 학교에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기다릴까나?


소삐, 가짜로 우는 거 완전 티나~

* 콩순이 소삐 - 처음 본 날, 소삐에게  속으로 콩순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한참 유행했던 우리나라 콩순이 인형이랑 정말 비슷하게 생겼다. 다운 증후군이 있는 콩순이 소삐는 마미, 대디 두 단어 외의 다른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 귀여운 콩순이의 치명적인 매력은 쇠심줄보다 질긴 고집이다. 한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꼼짝을 하지 않고 버티거나 가짜 울음을 울며 고집을 부려서 교사들의 진을 뺀다. 교사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드는 콩순이 소삐의 고집은 제대로 말할 수 없는 소삐가 터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인 걸까?




궁금해서 1초도 참을 수가 없는 뽀로로 마키

* 누구도 못 말리는 뽀로로 마키 -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개구쟁이 뽀로로. 까만 뿔테 안경을 쓴 마키를 볼 때마다 뽀로로가 생각난다. 심지어 목소리도 뽀로로와 비슷한 것 같다. 1/100초도 가만있지 못하는 마키는 학습지를 주면 도망을 친다. 교실에서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어찌나 바쁘게 돌아다니는지, 항상 뭔가가 궁금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가 보다. 심지어 놀이터에서도 다른 아이들은 자전거나 미끄럼틀을 타거나 모래놀이에 빠져 한참을 노는데도 마키는 잠깐 미끄럼틀에 기웃거리다 자전거 한 번 탔다가 모래놀이장에 한 발 넣었다가 제대로 놀지를 않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Ms. K가 학습지만 꺼내면 학습지 알레르기를 가진 애처럼 갑자기 다른 것들에 대한 궁금증이 마구 솟아나서 교실을 휘젓고 다니기 시작하는 마키가 규칙이나 교사의 말을 잠깐이라도 따라주는 날이 속히 오기를......


나에게 다가오지 말란 말이야!

* 책벌레 레시 - 자폐가 심한 레시는 자기가 하려는 것에 방해가 되면 접시라도 깨뜨릴 수 있는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공격적으로 변한다. 공격적인 상태가 될 때 레시 폭력적 성향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있는데 바로 책이다. 모든 부모들의 이상적인 '책이 상'인 아이. 물론 책을 읽을 줄 모른다. 다만 그림책의 그림들에 흠뻑 빠져 혼자 즐거워한다. 자폐가 심해서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은 레시는 주변 친구들의 관심도 공격으로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관심을 보이거나 도와주려는 친구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여겨지면 교실을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급기야 지난 주에는 두 명의 친구를 깨무는 사고를 치기도 했다. 책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응급 끈끈이 장난감 등장! 몽글몽글 끈끈이 장난감은 레시의 분노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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