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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소풍 Oct 08. 2018

선생님, 미국 학교에서는 이렇게 버려도 되나요?

미국의 놀라운 쓰레기 이야기, 두 번째


미국 학교 점심 급식은 자기들 스스로 Junk Food라 부르는 인스턴트식품이 대부분이다.

Junk Food 번역하자면 쓰레기 음식.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고 엄청난 쓰레기를 버리는 미국 학교의 급식 이야기




우리 학교에서 제공되는 급식 메뉴에는 4가지 종류가 있다.


1. 메인 메뉴 : 데워진 피자나 핫도그, 고기 패티만 들어있는 햄버거 그리고 치킨 텐더 / Granola(그래놀라)와 요구르트 / 나초와 소스 /아주 가끔 샐러드 중 한 가지

2. 흰 우유, 초콜릿 우유 중 한 가지

3. 사과, 배 , 키위, 바나나, 통조림 과일, 건포도, 잘린 오렌지나 꼬마 당근 한 봉지 중 한 가지  

4.  오렌지 주스와 사과 주스 중 한 가지(선택 가능)


미국의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우리 교육구의 급식 메뉴는 보통 이러하다.



배식실에 들어가면 네모난 갈색 종이 접시를 주고 거기에 선택 사항인 4번을 제외하고 1~3번 중 한 가지씩 꼭 담아야 한다.

아이들은 흔히 초콜릿 우유와 메인 메뉴 중 주로 핫도그나 고기 패티만 있는 햄버거, 피자를 골라 담는데 Lunch Lady는 다시 돌려보내 꼭 3번 중 하나를 가져오게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콜릿 우유와 메인 메뉴만 뚝딱 먹고 억지로 담아온 과일이나 채소는 다른 쓰레기와 함께 쓰레기통에 아낌없이 버린다.

그래서 쓰레기통에는 아이들이 통째로 버린 과일과 채소가 수북하다.

메인 메뉴도 매일 비슷한 것을 먹으니 질리는지 몇 입 베어 먹고 그냥 버리기 일쑤다.

점심시간에 바닥에서 아이들이 공처럼 주고받다 깨진 사과나 배, 키위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그럼 모습을 볼 때면 먹기 싫어하면 그냥 가져가지 않게 하고 남은 과일이나 채소는 필요한 곳에 기부하면 어떨까 생각하곤 한다.

심지어 배식실에서 가지고 나왔는데 먹기 싫은 주스를 던져서 터뜨리는 말썽꾸러기들도 있다.


학교 급식이 빈약하다 보니 집에서 점심을 싸오는 아이들이 사 먹는 아이들보다 훨씬 많다.

절반 정도의 아이들은 도시락 통에 음식을 담아오지만 절반 정도의 아이들은  Ziploc Bag(지퍼백)에 샌드위치나 과자를 담아온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도시락을 싸온 아이들이 내놓는 쓰레기 양도 적지 않다.

부모는 생각해서 넣어준 먹거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은 손도 대지 않은 음식을 버리기도 한다.

점심 식사 후 분리수거? 그런 건 전혀 없다.

아이들 셋은 너끈히 들어갈 커다란 쓰레기통만 Lunch Table 주변에 여러 개 놓여있다.

분리수거 통도 없거니와 점심시간을 지키는 Luch Supervisor도 쓰레기를 치우는 것만 가르친다.

음식을 담아온 Ziploc Bag(지퍼백)도 플라스틱 포크도 우유갑도 급식을 싸고 있던 플라스틱 봉지도 먹다 남은 음식물과 함께 커다란 쓰레기통에 마구 버려진다.



뜯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와서 "그만 먹을래요." ......  점심시간마다 이렇게 큰 쓰레기통 대 여섯개에 온갖 쓰레기가 가득.


점심 식사 후 나온 쓰레기를 먹고 남은 음식이나 손도 안 댄 음식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커다란 쓰레기통에 마구 버리는 미국 아이들을 보면 나는 두려워지곤 한다.

학교에서 내 입에 들어가고 남은 모든 것은 쓰레기로 취급하여 쓰레기통에 넣기만 하면 된다는 '마구 버리는'것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겁이 난다.


저렇게 많은 쓰레기가 전미국의 수 많은 학교에서 점심시간마다 나온다면...

손도 대지 않은 음식물을 아낌없이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 습관이 몸에 밴다면...

음식물과 플라스틱 봉지, 우유갑 모두 마구 섞어 버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면...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쯤엔 쓰레기 위에 집을 짓고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Microplastic(미세 플라스틱)이 가득한 새와 물고기처럼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뱃속에 미세 쓰레기가 가득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괜한 주책 맞은 기우라면 좋겠다.


환경오염과 쓰레기로 인한 위기를 수업 시간에 가르치지만 실천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미국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지금은 비록 학교에서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것을 배우고 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철저하게 분리수거에 동참하며 자신이 살아갈 땅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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