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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사 Sep 12. 2018

당신의 여행을 망치는 사소한 습관 3

미천한 여행 꼰대의 오지랖 넓은 잔소리


     

     

우리는 모두 행복한 여행을 꿈꾼다. 그러나 유리처럼 연약한 여행의 행복이 깨지는 것 순간이다. 행복의 균열을 만드는 것은 늘 사소한 것들이다. 알량한 경험을 가진 여행 꼰대가 보기에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여행자들의 몇 가지 습관들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했던 행동들은 아닌지, 과거를 되돌아보자. 그리고 혹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꼭 다시 한번 체크하자.  

     


수하물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캐리어  

많은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길 한 번쯤 꿈꾼다. 그 배경이 낯선 곳이라면 <비 포 선라이즈> 같은 말랑말랑한 로맨스 영화를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로맨틱하지 않다. 어쩌면 <테이큰>까지는 아니어도 여행의 즐거움과 여유를 누리기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에 빠질 위험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여행의 설렘이 시작되는 그곳, 공항! 그곳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을 즐기는 한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까운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겉면 가득 수하물 스티커를 정신없이 붙여 놓은 캐리어를 끌고 가는 사람을 볼 때다. 누군가는 귀찮아서, 또 누군가는 “나 이만큼 비행기를 탔다 “고 표현하고 싶어서 남겨둔 여행  

 여행부심의 흔적일 것이다. 그 사람은 모를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의 여행이 꽤 운이 좋았다는 것을 말이다.

 

여행 후 가방에 붙어있던 수하물 바코드와 태그는 떼어내는 게 좋다. 다음 여행할 때 바코드가 이중으로 붙어있으면, 수하물 분리 기계의 오작동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캐리어 혼자 세계 여행을 떠났다는 21세기 동화의 주인공이 누구나 될 수 있다. 내 품으로 돌아오면 다행이지만, 영영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람은 실수를 한다. 컴퓨터도 오류가 난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부분은 애초에 차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시작부터 수하물 분실이라는 문제로 꼬여 버린 여행은 마지막까지도 개운치 않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SNS 업로드용 인생 샷을 향한 과도한 집착

하루라도 좋을 때, 사진에 담아두어야겠다는 생각에 대해 나는 적극 찬성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부분은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 갈수록 못생김은 배가 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못생김엔 브레이크가 없다"는 말처럼 못생김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숨 쉬듯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여행지의 아름다운 배경은 좋은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인생 샷을 위해 여행을 온 건지, 여행을 왔기 때문에 인생 샷을 건지려 애쓰는 건지 말이다. 여기에 SNS가 더해지면 문제는 한층 심각해진다. 여행을 떠나와서도, SNS 속 지인들과 그놈의 “소통”을 하느라 여행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생 샷에 대한 집착과 SNS 중독 성향을 가진 후배와 여행을 떠났다가 삐그덕 거린 적이 있다. 나를 자신의 인생 샷을 찍어줄 포토그래퍼쯤으로 여기는 행동은 웃으며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완성된 인생 샷에 뜨겁게 반응하는 SNS 속 지인들과 대화하느라 정작 함께 있는 나와의 대화나 여행에는 집중하지 못했다. 분명 함께 하는 여행이었는데 혼자 하는 여행보다 더 외롭고 더 힘들었다. 아끼는 후배였기 때문에, 여행을 마무리하고 귀국하기 전날 마지막 만찬용 맥주를 앞에 두고 ‘진실의 시간’을 가졌다. SNS 인증용 화보 장인들은 그 안에 빠져 있으면 결코 자신을 냉정하게 볼 수 없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면 누가 뭐라 할까?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인생 샷을 건지고 싶다는 욕망도, SNS를 향한 넘치는 집착도 집안 옷장 한구석에 넣어두고 떠나길 바란다.

     


한국에서 하던 행동 그대로 해외에서 행동하기

문화 차이라는 것이 있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말도 다르고, 생활 방식도 다르고, 생각 체계도 다르다.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문화 차이라는 이름을 덮어 씌우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듯 낯선 곳에 갔을 때는 그곳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한국에서처럼 음식을 주문할 때 “이모~”하고 부르듯 유럽에서 큰소리로 웨이터를 불렀다가는 주변 손님들의 뜨거운 눈총을 받게 될 것이다. 한국처럼 공짜 밑반찬 개념이 없는 일본의 이자카야에서는 주문하지 않아도 오토시(자릿세 개념의 기본 안주)가 나온다. 이 사실을 몰랐던 한 여행객은 계산서를 받아 들고 관광객한테 바가지를 씌웠다고 고래고래 언성을 높이며 분위기를 아찔하게 만든 경우를 본 적 있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는 한국에서처럼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걸을 경우 15달러에서 35달러에 이르는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여행은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문화를 접하는 시간이다. 그 나라를 제대로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같은 현지 여행 에티켓을 미리 공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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