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잠든 사이에
우리가 잠든 사이에
믹 잭슨 글 / 존 브로들리 그림 / 김지은 옮김 / 40쪽 / 15,000원 / 봄볕
경상북도 영양군에는 국제 밤하늘 협회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이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아름다운 별빛과 달빛을 오롯이 맞이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밤하늘의 빛이 나를 감싸면 그 따뜻한 온기에 우리 마음은 위로를 얻게 된다. 그러나 도시에 사는 이들에게는 밤하늘의 빛보다 도시의 야경이 더욱 익숙하다. 종종 야경을 보고 있으면 그 빛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꺼지지 않는 그 빛 속에는 누구의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그림책 『우리가 잠든 사이에』가 그 궁금증에 대답한다.
그림책 표지에는 남자아이가 토끼 인형과 행복하게 잠들어있다. 그리고 밤하늘의 반짝이는 금빛 별과 함께 그림책 제목도 같은 결로 반짝인다. 그 반짝임은 우리가 잠든 사이 어둠 속에서도 세상은 빛난다는 외침으로 전해지며 앞과 뒤표지 전체로 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밤 8시. 아이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토끼 인형과 함께 잠이 든다. 아빠는 살짝 방문을 열고 아이가 잠든 모습을 확인한다. 아이가 있는 공간은 어둠이, 아빠가 있는 공간은 노란빛의 밝음이 그들을 둘러싼다. 잠을 통해 아이의 일상은 잠시 멈추었지만 그 멈춤 뒤에는 또 다른 설렘이 공존한다. 아빠 곁에서 뛰어다니는 고양이가 그 설렘을 전한다. 노란빛은 연속되는 페이지 속에서 계속 나타나며 밤에 이동하거나 일하는 이들을 비춘다. 열차, 버스, 거리, 가게, 사무실 등 잠시 멈춰있는 공간을 바쁘게 청소하는 사람들과 음식을 배달하는 트럭들, 우편과 택배 분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밤은 뜨겁다. 불이 나는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려고 대기 중인 소방관과 밤에도 환자 곁을 지키는 간호사,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잠들지 못하는 부모들이 존재하는 공간도 모두 노란빛이 함께한다.
밤이라는 같은 시간적 배경 속에 다양한 인종과 다른 계층의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까지도 각자의 일상들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펼쳐진다. 아들의 잠자리 시각 밤 8시부터 밤새 간호사로 일하고 돌아와 잠이 드는 엄마의 잠자리 시각인 아침 8시 사이에 전해지는 이야기는 삶의 다양성과 무탈하게 돌아가는 일상의 감사함을 느끼게 해준다. 누군가는 편안한 잠을 자는 사이 또 다른 이들은 세상을 움직이며 그들을 지켜준다. 사회 구조 속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하며 개인은 우리가 되고, 함께 어우러진 우리는 각자의 역할로 밤과 낮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우리의 밤을 지켜주고 응원하며 함께하는 사람들로 인해 우리의 아침은 더욱 빛나고 설렘 가득해진다. 밤의 어둠을 밝혀주었던 노란빛의 끝은 아침 해의 붉은 빛으로 연결된다. 그 빛의 기운을 받아 우리가 잠든 사이 밤에 대한 이해와 아침의 설렘을 기대할 수 있도록 돕는 고마운 그림책이다.
장선화_SP교육연구소장, 스토리닥터 공동대표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1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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