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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Feb 28. 2022

궁디팡팡

“괜찮아 괜찮아” 작은 토닥임의 나비효과

시무룩 고양이, 부스스 사자, 너무 슬픈 돼지….
마음 상한 친구들이 너도나도 훌쩍여요.
“괜찮아 괜찮아. 토닥토닥 궁디팡팡.”
속상했던 마음을 털어놓자 놀라운 일이 일어나네요.
“다 잘될 거야!”
마음을 열고 나누는 친구들이 생겼어요.



궁디팡팡 

이덕화 글·그림 / 40쪽 / 13,000원 / 길벗어린이



어느 작은 숲속 마을에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큰 ‘궁디팡팡 손’이 있어요. 궁디팡팡 손이 궁디팡팡해주면 신기하게 상처받은 마음이 약을 바른 것처럼 스르르 나아져요. 토끼가 시무룩한 얼굴로 찾아왔네요. 


“오늘은 엄마 생일이야. 멋진 케이크를 만들어서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는데, 다 만든 케이크를 떨어뜨렸지 뭐야. 나는 사고뭉치야.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그러자 궁디팡팡 손이 토닥이며 이렇게 위로해요.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되질 않아서 속상했겠구나. 그래도 엄마는 너를 대견하게 여기실 거야. 괜찮아 괜찮아. 토닥토닥 궁디팡팡.”



숲속 친구들은 저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면 궁디팡팡 손을 찾아와 속마음을 털어놓고, 토닥토닥 위로를 받아요. 그런데 어느 날 아무리 기다려도 궁디팡팡 손이 나타나질 않네요. 친구들은 이제 어디서 위로를 얻어야 할까요? 


이 책은 소통과 공감 그리고 위로에 관한 책입니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뜻이 막히는 것 없이 통하는 것을 말하지요. 우리는 소통하며 공감하고 공감을 받으며 위로를 얻습니다.

애니메이션 「늑대아이」에서 마음이 상한 어린 아메가 엄마의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이렇게 얘기합니다. “괜찮다, 괜찮다, 해줘.” 그러자 엄마는 아메를 토닥이며 몇 번이고 말해줍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영화를 보면서 저 또한 어린아이로 돌아가 얼마나 큰 위로를 얻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그 장면은 『궁디팡팡』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작업 기법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어떻게 하면 이 책의 주제인 위로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한 땀 한 땀의 바느질이 주는 따뜻한 느낌이 주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에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색이 채워져야 할 부분에 물감을 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느질로 포인트를 주어 완성했습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기법이라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아름다운 색실들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꽤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반면에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보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대한 교육은 조금 등한시되는 것 같습니다. 건강한 자존감을 토대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로움을 아이들이 배웠으면 합니다. 


이 책을 만들면서 상상해보았습니다. 이 책을 본 엄마 아빠가 아이의 하루 일과를 듣고 공감해주며 토닥이는 모습, 그리고 반대로 아이가 엄마 아빠를 토닥이는 모습을요. 나비효과처럼 작은 변화가 사회를 조금은 따뜻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보았습니다. 『궁디팡팡』이 보시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그들이 누군가를 또 위로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덕화 작가는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뽀루뚜아 아저씨』 『100개의 달과 아기 공룡』이 있습니다. 강아지 송이, 고양이 달고와 함께 살며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19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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