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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Apr 06. 2022

기후변화 대응, 미래 보고서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책

2050 거주불능 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음 / 김재경 옮김 / 424쪽 / 19,800원 / 추수밭



이 책 띠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읽고 마땅한 반응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눈물을 흘려라.” 책을 읽고 나면 이 말이 정확히 와닿는다. 

코로나19는 일상을 바꾸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상황이다. 솔직히 이런 세상에 살 줄 몰랐다. 때로는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지 못해 시골에 사는 나는 하루 종일 마당의 풀을 뽑기도 한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지금의 지구를 진단하고, 2050년 지구를 이야기한다. 아득하게만 생각했던 2050년은 이제 불과 30년 후다. SF에서 만난 2050년이 우리의 현실이 되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 곳곳의 이상 현상을 오늘도 뉴스로 본다. 2050년이라고 말하지만 어쩌면 더 빠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책을 읽는 것이 두렵다. 코로나19가 우리를 영화 같은 삶으로 끌어들인 지금 이 책은 더욱 두렵다. 막연한 상상이 아닌 지구온난화에 대한 구체적 통계와 이론을 갖고 전개되는 지구의 상태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떨리게 한다. 그럼에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마치 소설처럼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 글은 2017년 『뉴욕매거진』에 연재됐다. 연재 당시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리포트’였던 이 글은 2019년에 책으로 출간, 국내에는 올해 번역 출간됐다. 만약 작가가 지금 이 리포트를 쓴다면 더욱 심각한 지구 상황을 이야기할 것이다. 더 많은, 더 좋은 물질에 휩싸이는 것이 최고인 줄 아는 자본주의 낙원에 사는 나는 생각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불필요한 물건을 덜 구입하고, 물을 아껴 쓰고 등등을 더욱 잘해야겠다고. 그런데 작가는 말한다. 


“궁극적으로 개인의 소비 선택은 거의 늘 사소한 요인에 불과하며 오히려 더 중요한 요인을 보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물 부족 문제에서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더 큰 그림은 따로 있다. 개인의 소비량은 극심한 가뭄이 닥쳤을 때나 의미가 있을 만큼 미미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140쪽) 


기후변화는 우리가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지구’를 ‘원자폭탄보다 더 전면적’으로 공격하지만 사실 뚜렷한 해결책을 내세울 수는 없다. 그것이 어느 한 면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작가는 “우리에게 재난을 멈추는 데 필요한 도구가 모두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고 말한다. 그 도구를 쓸 수 있는 것은 결국 정책이다. 그 정책은 누가 만드는가. 개인이 지구를 살리기 위해 ‘유기농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는 ‘투표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책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투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경험했다. 다행히 우리는 투표를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책을 읽고 지구 종말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의 미래를 꿈꿔야 하는 이유다.


임후남_책방 생각을담는집 대표, 『시골책방입니다』 저자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0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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