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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Apr 25. 2022

국경

국경의 새로운 의미

국경

구돌 글 / 해랑 그림 / 64쪽 / 18,000원 / 책읽는곰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선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선도 있고, 보이지 않는 선도 있습니다. 바다와 사막을 가로지르며 강과 산을 따라 흐르는 선은 새와 물고기들은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지만, 배와 비행기는 그럴 수 없습니다. 이처럼 나라와 나라를 가르는 선, 한 나라를 둘러싼 선을 ‘국경’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여행을 통해 국경을 넘어본 적이 있습니다. 국경은 이웃 나라로 통하는 문입니다. 이 문을 통과하면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말과 글, 화폐, 음식, 옷차림, 피부색, 날씨, 시간, 몸짓, 종교, 문화, 심지어는 운전석의 위치까지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어떤 국경은 건물과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어서 한 걸음 차이로 각각 다른 나라가 되기도 합니다. 동남아 지역은 국경이 가까이 붙어있어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학교에 다니거나 일터에 나갑니다. 유럽은 지난 20여 년 동안 국경을 허물고 유럽연합이라는 이름으로 한 나라로 살았습니다.


우리는 공부를 위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여행하기 위해 다양한 이유로 국경을 넘습니다. 하지만 모든 국경이 열려있지는 않습니다. 사람이 갈 수 없는 곳들인 산맥, 강, 폭포, 숲, 바다 처럼 거대한 자연이 나라와 나라 사이를 갈라놓기도 하고, 함부로 넘을 수 없도록 ‘국경 장벽’을 세워두었기 때문입니다. 종교나 종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테러, 난민, 전염병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세계 곳곳에 70개의 장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선 하나가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최근 국경과 관련하여 뉴스에서 많이 다뤄지는 문제는 ‘난민 사태’입니다. 더 이상 고향에서 살 수 없는 난민들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으러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기도 합니다. 그것은 불법행위라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대부분 국경 검문소 앞에 체류되어 있습니다. 난민들은 대부분 전쟁 피해자들이지만 환대받지 못하고 선 하나의 경계로 자기 존재와 삶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이 책은 국경을 단순히 지리적 개념으로 살피는 지식 정보책이 아닙니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국경의 모습과 역할들을 보여주며 국경이 삶의 가까운 문제이자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재의 이야기임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책의 마지막 장면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수많은 국경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진 수많은 나라는 결국 지구라는 하나의 별이고, 우리는 모두 연결된 세계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다양성과 다문화가 인정받는 시대라고 말하지만 우리 앞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선들이 놓여있습니다. 영역을 나누고 다름을 구별하는 그 선은 차별과 편견, 혐오를 만들어냅니다. 같은 별에 사는 세계시민으로서 국경이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할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유지현_어린이청소년문학서점 책방 사춘기 대표


이 콘텐츠는 <월간아침독서> 2021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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