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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Aug 08. 2022

이상하고 특별한 학교는 가기 싫어요!

늑대 학교

카롤린 로크 글 / 그레구아르 마비르 그림 / 박정연 옮김 / 26쪽 / 12,000원 / 진선아이



이상하게도 유치원 높은 반 아이들보다 한 살 많은 초등학교 1학년이 더 앳되게 보이고, 초등학교 6학년보다 중학교 1학년이 더 어린 듯 어리바리 해보인다. 그것은 익숙하지 않은 낯선 세계로 들어가 새로운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긴장감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진짜 학교에 가서 책 읽고 글 쓰고 셈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루피오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크고 자신과 다른 목표를 가진 부모님 때문에 늑대 학교 입학을 위한 시험을 치른다. 시끄럽게 울부짖기, 음식 지저분하게 먹기, 나쁜 말 하기와 제대로 싸우기는 루피오에겐 어색하고 어렵다. 결국 루피오는 시험에서 떨어지고 부모님은 크게 실망한다. 그래서 루피오  바람대로 늑대 학교가 아닌 진짜 학교에 가게 되는데….


『늑대 학교』는 유머러스한 스토리에 자잘한 재치와 재미를 담은 그림으로 유쾌한 웃음을 준다. 엄마 아빠의 표정, 늑대 학교의 구석구석 여러 장면이 재미있다. 아이가 학교에 대한 걱정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다면 함께 읽으며 웃어보자. 학교에 대한 생각이 말랑말랑해지면서 루피오처럼 진짜 학교를 좋아하게 될지 모른다. 어쩌면 아이가 이상하고 특별한 늑대 학교에 매력을 느껴 늑대 학교에 가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 보자. 얘기를 나누다 보면 부모님의 마음까지도 말랑말랑해져서 과감하게 아이를 늑대 학교로 보낼 마음이 생기거나 늑대 학교 같은 걸 만들고 싶은 생각까지 생길지도 모른다.


『늑대 학교』가 재미있는 웃음 코드만 가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가져야 할 교육관, 아이의 바람과 꿈에 대한 이해, 그에 대응하는 자세도 더불어 생각해볼 수 있다. 부모가 자식 교육에 대해 엄격한 틀을 갖고 있다면 아이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늑대 학교가 아닌 진짜 학교에서 숲속 친구들과 즐겁게 배우고 매일 그림책을 읽는 루피오는 행복하고, 결국 루피오의 엄마 아빠도 교육관이 바뀌어 함께 즐거움을 느낀다. 유쾌하게 웃으며 재미로 읽는 이 그림책 안에는 긴장감을 풀어주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줄 열쇠가 들어있다.


배홍숙_행복한그림책연구소 연구실장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1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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