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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Aug 12. 2022

어서오세요, 재밌고 유쾌한 치과입니다

드라랄라 치과

윤담요 글·그림 / 38쪽 / 14,000원 / 보림



번개 문양이 있는 뾰족한 검은 모자에 솟구치는 커다란 귀, 다문 입술 밖으로 삐져나온 송곳니를 가진 드라큘라. 그래도 오드아이가 분명한 커다랗게 반짝이는 눈과 “으히히히” 귀신 소리에 어울릴 모양의 손은 동그랗고 귀엽다.

표지 한가운데 서있는 드라큘라는 무서운 척하는 것 같은데 웃음이 난다. 좀더 자세히 보니 드라큘라가 입은 망토와 의사 가운도 재미있다. 망토에는 손이 달려서 삼색 치약이 나오는 튜브와 날개 달린 빨간 칫솔을 들고 있고, 의사 가운 주머니엔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굴리는 거미와 돋보기 같은 것이 들어있다.


드라큘라 얘기라면 빨간 글씨로 흘러내리는 피처럼 보이게 제목을 썼을 텐데, 초록색으로 “드라랄라 치과”라고 썼다. 드라큘라와 닮은 듯 뭔가 리드미컬한 음률이 느껴진다. 

‘재미있는 웃음거리들이 있겠군.’ 짐작하며 책장을 넘겨 본다. 어두운 보랏빛 면지엔 노란 달님이 졸고 있고, 슈퍼와 식당, 목욕탕, 책방, 문방구 그리고 다양한 주택들이 보인다. 동네 한쪽, 가로등이 비추는 노란 불빛 아래 한 집이 눈길을 끈다. 이곳이 바로 밤 열두 시에 문을 여는 ‘드라랄라 치과’이다.


찾아오는 손님은 틀니가 필요해서 찾아온 할머니 드라큘라, 사랑니에 문제가 생긴 부끄럼쟁이 귀신, 군것질 대장 꼬마 유령 그리고 노란 이빨이 싫어서 찾아온 옥수수와 삐뚤빼뚤한 이빨 때문에 교정을 받으러 온 동물원에 사는 악어다. 표지에서 만난 귀여운 드라큘라 의사 선생님은 마늘 간호사와 박쥐 씨 그리고 거미 삼 형제와 협업해 손님에게 꼭 맞는 맞춤형 서비스와 치료를 제공한다.

그런데 문 닫는 새벽 시간에 깜짝 손님이 찾아온다. 치과를 비추는 가로등 전봇대에 붙어 있던 지명수배 포스터 속 얼굴, 도둑 씨! 그에겐 어떤 문제가 있을까? 도둑 씨에게 내린 드라큘라 의사 선생님의 처방은 어떤 것일까? 본문 안에 재미있는 웃음 코드가 많은데 뒤 면지에서 도둑 씨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면 빵 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그림책은 윤담요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는 아마도 장난기가 많고 재밌고 유쾌한 성격일 것 같다. 만약 아이들이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과에 대한 설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내가 만약 치과에 가야 한다면 그 유명한 ‘드소토’ 선생님보다 이 책의 드라큘라 선생님을 찾아가고 싶다.


배홍숙_행복한그림책연구소 연구실장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1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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