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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Jan 09. 2023

내 안의 빨강 두꺼비 대하기

그림책방 주인이 추천하는 그림책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

이소영 글·그림 / 50쪽 / 17,000원 / 글로연



곤란한 표정으로 눈만 물 밖으로 내놓은 빨강 두꺼비 한 마리. 무엇 때문에 저리도 곤란한 표정으로 물에 숨어있는 걸까? 살아가며 경험하고 배우고 다룰 수밖에 없는 불만, 질투, 화, 분노, 놀람, 두려움, 죄책감 이러한 감정의 여정이 숲속 두꺼비 이야기로 펼쳐진다. 화려한 색채가 담긴 숲속은 세상 속 감정들로, 두꺼비가 사는 연못은 두꺼비의 마음이 그려진 듯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감정 여정이 자연스럽게 보수하고 회복하는 과정까지 이야기한다. 말하기 미묘한 욕구의 어긋남이 불만으로 표현되고 질투라는 불씨를 만들었다. 불씨는 화로 번져 분노라는 폭발이 일어났다.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라는 제목은 내 안에 감정을 대면할 수 있도록 “그럴 수 있어!”라고 나를 위로하는 듯하다.


행복의 중요한 변수는 관계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행복하기도 불행하기도 하다. 부모와의 애착 관계를 시작으로 아이들은 성장하며 또래 관계를 이루고 다름의 인정과 이해 그리고 조율로 관계를 배워나간다. 그 과정에서 미묘하게 생기는 질투와 죄책감은 어떻게 처리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막연하고 쉽지 않은 감정들이다. 정말 물속에서 눈만 내놓고 있는 빨강 두꺼비처럼 감정의 늪에 잠기게 마련이다. 이런 감정을 알아차리고 처리할 수 있게 돕는 토끼의 진정한 공감은 빨강 두꺼비가 물속에서 나올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것에는 정말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상대를 탓하고, 어쩔 수 없었다고 외면하면 불편한 감정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렇게 처리하는 것으로 배우게 되면 실수와 잘못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색채의 숲은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처럼 생동감 있게 표현돼있다.


아이들에게 실수와 잘못을 했을 때 처음 느껴지는 감정이 무엇인지 질문하면 ‘도망가고 싶다’ ‘후회된다’ ‘나에게 화가 난다’라는 감정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감정을 처리하기 위해서 상대가 보는 시점을 찾기도 한다.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는 나와 같기를 원하지만 다름이 존재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아이들 시각에 맞추어 쉽게 표현해주었다. 난 하양이예요. 난 빨강이예요. 난 빨강이 같기도 하양이 같기도 해요. 내향형의 빨강과 외향형의 하양. 친구들이 천천히 다가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빨강 아이들, 친구들이 빨리 다가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하양 아이들.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함께 놀 수 있는 빨강과 친구와 함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혼자 있을 수 있는 하양. 서로 평화롭게 행복하게 지내려면 이해와 존중이, 후회되고 죄책감이 든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직면하는 것이 필요함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이야기해준다. 


최문정_향기나무 대표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2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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