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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Jan 16. 2023

진정한 ‘나’의 모습 그대로

날아라 미스터 타이거

다비드 칼리 글 / 미겔 탕코 그림 / 김세실 옮김 / 40쪽 / 14,500원 / 위즈덤하우스



호랑이 가면을 쓴 익살스러운 표정의 자신만만한 남자가 있다. 링 위의 자신만만한 포즈들이 걱정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 같다. 링 위에서라면 언제나 활기차고 즐겁게 보낸다. 아침부터 기운 넘치는 하루를 보내고 경기장의 친구들과 진심을 다해 경기하고 경기가 끝나면 또 사이좋은 동료로 지내는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다운 모습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장소에서의 사람은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 되는지 미스터 타이거를 통해 알 수 있다. 

한껏 고양된 표정과 자신만만한 포즈, 너그러운 마음까지 레슬링장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그렇지만 링 밖의 생활은 전혀 다르다. 조용하고 친구도 없고 무례한 사람들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한다. 링 위에서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일상을 보내던 미스터 타이거에게 시련이 찾아온다. 우연히 릴리를 마주치게 되고 그녀에게 마음이 가면서 링 위에서의 자신만만한 모습은 사라지고 ‘릴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만 집중하다가 멍하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나를 열심히 맞추려는 모습은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모두에게 있다. 타인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또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나를 맞추려고 노력한다. 엄마가 좋아할 법한 행동을 하고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정리를 열심히 하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내 모습을 감추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배려와 존중, 서로 위하는 마음이 아닌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나를 온전히 그 대상에게 맞춘다는 건 아주 위험한 행동이다.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미스터 타이거처럼 릴리가 좋아할 만한 나를 찾으려다 도리어 나를 잃게 되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미스터 타이거는 어떻게 다시 회복하게 되었을까? 온전한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게 되면서 다시 자신 있고 활기찬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을 릴리도 좋아해 주었다. 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링 위를 훨훨 날아다니며 그의 특기 ‘타이거 불꽃 점프’도 선보인다. 

내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곳과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미스터 타이거는 보여준다. 내 주변의 사람들과 소중한 일상들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내가 온전히 ‘나’를 사랑할 때 비로소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글을 쓴 다비드 칼리는 책의 시작 부분에 ‘인생에서 한 번도 날아오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나를 잃고 어려워하는 상황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힘과 용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나’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임보라_반달책방 책방지기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2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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