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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 모두의 별, 나는 별이야!

그림책 전문 출판사 11 - 나는별

by 행복한독서

출판사 편집자 생활 20여 년 중 가장 길게 어린이책을 만들었어요. 이후 어린이책 기획사 ‘아우라’를 이끌었던 8년을 거쳐 1인 그림책 출판사 ‘나는별’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2014년 이래 지금까지 (내 안에서) 계속 맴도는 화두는 ‘그림책은 무엇인가?’입니다. 제법 오랜 세월 동안 어린이책을 기획하고 만들어왔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림책 세계는 새롭고 흥미롭고 설렘과 호기심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신비로운 우주 같아요. 광활하게 펼쳐진 우주에 떠있는 수많은 별처럼 저마다의 이야기와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그림책들. 나는별이란 이름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날아들었습니다. 세상의 그림책들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색깔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고, 그림책을 만나는 독자들 모두 하늘 높이 날아올라 자기만의 빛을 내는 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나는별은 ‘나는 별이야’이자 ‘하늘 높이 나는 별’이라는 중의적인 뜻을 지녔지요. 어느 쪽이든 다가오는 대로 만나도 좋은 이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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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전집, 시리즈 도서를 기획하고 만들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별이 세상에 내놓은 첫 책이 우리 땅 이름과 위치를 즐겁게 노래로 배우는 『우리 땅 노래 그림책』이에요. 이 책은 우수출판콘텐츠, 예스24 오늘의책 선정 등으로 행복을 선사해 주었지요. 계속해서 『느영나영 제주』 『밥, 예쁘게 먹겠습니다!』 ‘똑똑별 그림책’ 시리즈가 이어졌어요. 알아가는 즐거움을 더하는 논픽션 그림책 시리즈이지요.


국내 작가의 창작 그림책 위주로 책을 만들던 나는별은 동시에 광활한 그림책의 세계를 유영하면서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지구촌 여러 나라의 그림책 세계가 색다른 시선과 감각을 일깨워 주는 신선한 별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좀더 넓은 세상으로 걸음을 내디딘 나는별의 첫 책은 『오늘은 내가 스타!』입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마음을 나누는 창작 그림책★마음별 그림책’ 시리즈가 차곡차곡 채워졌어요.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 『비 오니까 참 좋다』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 등에 이어 최근 출간한 『빛방울이 반짝반짝』까지 ‘마음별 그림책’ 29종이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나는별이 세상에 띄운 별 가운데 독자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간 별은 『아름다운 실수』예요. 신인 작가 코리나 루켄의 데뷔작 『The Book of Mistakes』를 만난 건 작가나 출판사 서로에게 큰 행운이자 아름다운 인연의 시작이었어요. 무엇보다 책이 전하는 다정한 메시지(“실수는 시작이기도 해요.”)와 섬세한 글과 그림의 완벽한 조화가 많은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었던 것 같아요. 『아름다운 실수』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코리나 루켄은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한 그림책 『내 마음은』 『내 안에 나무』 『우리 함께 ABC』 모두를 나는별과 함께하며 한국 독자들을 꾸준히 만나 오고 있습니다.

그림6-빛방울이반짝반짝-본문.png ⓒ『빛방울이 반짝반짝』 윤여림 글, 황정원 그림

2023년 가을이 오기 전에 『빛방울이 반짝반짝』을 ‘마음별 그림책’ 목록에 새로 넣을 수 있었어요. 아픈 아기 새, 길 잃은 두더지, 배고픈 길고양이, 고장 난 가로등 등 작고 여린 생명들과 세상 만물에 따뜻하게 날아가서 삶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빛방울의 세상 여행을 그린 작품이지요. 윤여림 작가가 생명의 에너지를 품은 빛방울의 여정을 아름다운 한 편의 시로 엮어냈다면, 그림을 그린 황정원 작가는 ‘서울숲’을 배경으로 한 편의 영화를 찍듯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숲의 풍경을 담아서 투명하고 푸른 빛방울의 세계를 구축해 냈어요. 미국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윤여림 작가는 책의 발간 직후, 오랜만에 한국을 찾아 독자들과 반가운 만남을 가졌어요. 10월에 예스24 강서NC점, 구미 삼일문고, 울산 책방카페 바이허니, 진주문고 등에서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그리고 책의 탄생 배경지인 서울숲을 독자들과 함께 산책하는 ‘빛방울 탐사단’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림책이란 무엇인가?’ 나는별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늘 내 안에서 떠도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어요. 그림책이라는 깊고 넓은 우주에서 마음을 비추는 별들을 찾고 만나는 여정. 스스로를 마주하게 하고 깨달음과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별, 위로와 공감을 안겨주는 별, 장난처럼 가볍고 즐겁게 이야기를 건네는 별, 내 안의 아이와 어른이 서로 만나 어우러지게 해주는 별, 사랑과 감사를 일깨워 주는 별, 시공을 뛰어넘어 미래를 꿈꾸게 하고 아직 가보지 않은 길로 우리를 데려가 주는 별…. 지금까지 그 길에서 만난 그림책을 한 권 한 권 펴내면서 나는별이라는 아름다운 별자리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독자 여러분도 그림책 우주에서 다정하고 환한 마음으로 당신만의 별자리를 찾고 만들어가시기를 기원합니다.


김수현_나는별 대표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3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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