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진보하는 사람

두렵지않은 노후

by 행복한독서

진보적 노인

이필재 지음 / 260쪽 / 15,800원 / 몽스북



저자는 58년 개띠다. 책을 읽는 나는 59년 돼지띠다. 비슷한 시기를 살아온 사람 이야기라서 그런지 잘 읽힌다. 그러나 쉽게 읽힌다고 해서 쓱 읽고 지나칠 책은 아니다. 책 표지에 자신은 ‘끝난 사람’이 아니라고 한 것에 대해, 나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입장에서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냥 단순히 잊히고 버려지고 때로는 꼰대라고 무시당하기 싫어서 좋은 말로 그러는 건 결코 아니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저자의 성찰에 동의하는 것이다. 젊어 진보가 아니면 이상하고, 늙어 보수가 안 되면 그 또한 이상하다고들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또 어쩌면 그렇게 인생을 살아온, 막 60대 노인이 되어버린 사람으로서 이제 적당히 보수적으로 살아보려고 했는데, 세상이 그리 살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는다. 당황스럽다. 이럴 때 노인이 되어 취할 수 있는 삶의 방향성이 그리 많지는 않은 듯하다. 말대로 보수가 되어 살거나 아니면 거부하고 조금은 더 청춘처럼 사는 것 말고 또 뭐가 있을까?


저자는 ‘진보적 노인’이 되겠다고 선언한다. 노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일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여기서 저자는 개인지 늑대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점을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에 두고 자신은 이 세상에 친숙한 개가 되려는 각오를 책 전반에 흥미롭게 펼쳐놓고 있다. 그렇게 스스로 새로운 세대와 세상과 친숙하게 살아가고자 자신이 살아온 이전 시대를 넘어 진보적 노인으로, 그럼으로써 진보냐 보수냐를 넘어 누구와도 친숙하게 어울려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의지와 실천 방안이 동시대 노인들에게도 좋은 생각거리 또는 일상의 지침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100세 시대이고 초고령화 사회이다. 노인이 되어서도 예전과 달리 일도 더 할 수 있어야 하고, 정치적 참여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대부분 노인 세대는 해방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된 이 나라를 경제적으로 부흥시키고,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고생한 경험이 생생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금 현실은 이제 자꾸 무대에서 내려가라고 하니 답답하고 때로 억울하다. 어쩌다 보니 지금은 모든 세대가 다 각자의 문제로 많이 힘들다. 그런 책임이 그동안 사회를 책임져온 노인 세대에 있다고 해도 달리 변명하기 어렵다. 그럼 이제라도 다시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결자해지의 자세로 세상이 이렇게 변한 이유와 원인을 파악해서 다시금 모두가 어울려 잘 사는 세상을 만들 방법을 배워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하는 것처럼, 이전의 삶의 방식은 버려야 한다.


저자처럼 앞으로 살아갈 때 생각과 행동의 관점을 내가 아니라 미래 시대에 두자. 그러려면 노인들은 다시 진보해야 한다. 나이는 먹었지만 여전히 청춘이지 않은가. 진보적 노인이 소수자라고 한다. 소수라도 모이면 다수다. 그러니 용기 있는 자기 고백과 성찰, 과감한 행동을 통해 세상을 다시금 바른 방향으로 만들려는 진보적 노인의 연대를 꿈꾸고 실현할 때다. 진보적 노인을 연결하는 소통의 끈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다름에 대한 인정을 바탕으로 한 열린 소통이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것은 그에 적합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이용훈_도서관문화비평가, 메타사서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1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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