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않은 노후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김재환 지음 / 주리 그림 / 204쪽 / 14,000원 / 북하우스
띵동. 오지게 설레는 책이 왔다. 제목도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이다. 저자는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만든 김재환 감독이다. 문체 때문일까? 저자가 독자 한 명 한 명과 눈 맞춰가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설레었다.
200쪽 분량의 책을 읽는 동안 너무 행복했다. 할머니라면 좋아 죽는 나인데, 할머니들이 200장이나 나오니 읽을 때마다 한 장씩 줄어드는 게 아까워 읽은 곳으로 되돌아가 다시 또 읽었다. 가시나 할머니들 꽁무니를 쫓아다니느라 하루해가 너무 짧았다. 설렘도 전염이 되는구나.
“저는 결심했습니다. 나중에 할머니들에게 꼭 붙어있기로.” (63쪽)
저자의 말처럼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나도 굳은 결심을 했다. 조만간 주인공인 칠곡 할머니들과 저자인 김재환 감독을 만나보기로.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한 번은 나에게, 또 한 번은 91세 심계옥 할머니에게 읽어드렸다. 91세인 할머니는 평상시에 말수가 많은 분이 아니다. 그런 노모가 이 책을 읽어드리는 동안 어찌나 끼어들기를 하시던지 혼자 읽을 때보다 세 배의 시간이 걸렸다. 할머니는 매번 같은 말을 반복하셨다.
이 책의 매력은 도시에 사는 91세 할머니도 재미있어하며 공감하게 만든다는 거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말수가 적은 할머니의 입도 종달새처럼 지저귀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다.
또 다른 매력은 저자의 이야기에 믿음이 간다는 거다. 저자는 할머니들을 좋아하는 척하는 게 아니라 진짜 좋아한다. 할머니들도 아이들과 똑같다. 누가 진짜 당신들을 좋아하는지 몸으로 느낀다. 할머니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할머니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 정성껏 잘 들어주니 「칠곡 가시나들」 같은 좋은 영화를 만들고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과 같은 책도 진정성 있게 쓸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좋은 이야기를 찾아서 함께 읽고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루하루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그것도 오지게 재밌게 말이다.
심계옥 할머니가 맞는 말이라며 몇 번씩이나 읽어달라고 했던 문장이다.
김인자_그림책작가, 『책 읽어주는 할머니』 저자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0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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