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울리고 따뜻함을 나누는 음악 소설

by 행복한독서

쓸데없이 까칠한 너의 이름은

이진, 정은주, 조영주, 차영민 지음 / 196쪽 / 14,000원 / 책담



『쓸데없이 까칠한 너의 이름은』은 이진, 정은주, 조영주, 차영민 네 명의 작가가 음악을 소재로 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 모음집이다. 음악 사랑이 유별난 네 작가가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해 독특한 음악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진 작가는 예전에 우리 가요계에 있었던 ‘금지곡’을 모티브로 삼아 「소리를 돌려줘」의 이야기를 썼다. 어느 날 갑자기 음악도 가수도 사라져 버리고 노래는 불온한 것이 된다. 아이돌 광팬이었던 규리는 금기를 어기고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에게 노래를 가르쳐주다 들켜서 정서 재활 교정 시설로 끌려간다. 우리는 음악이 없는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진 작가는 독재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금지곡을 퍼트리던 사람들이 있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이런 끔찍한 과거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소리를 돌려줘」를 읽으며 대학 때 김민기의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몰래몰래 복사해서 들었던 생각이 났다. 민주화 시위를 하면서는 「아침 이슬」 「상록수」 등을 다 함께 목청껏 불렀다. 그러면서 정의감과 비장함이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최근 시위 현장에서는 소녀시대의 노래를 떼창으로 부르며 힘을 모으는 것을 보았다. 음악은 힘이 세다.


「쓸데없이 까칠한 너의 이름은」에는 정은주 작가의 클래식에 대한 사랑과 연륜이 잘 담겨있다. 피아노 신동으로 촉망받던 아랑은 의사 엄마를 따라 창원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마지못해 전학한 아랑은 교내 협주곡의 밤 협연자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를 맡게 되어 곡을 연습하다가 20년째 쇼팽을 연습하는 요안을 만나게 된다. 정은주 작가는 아랑과 요안 두 아이를 통해 큰 아픔을 겪게 되더라도 기적은 반드시 있으니 용기를 내보라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조영주 작가의 「완벽한 유리」는 ‘잠탐정’ 경주가 유성의 부탁으로 불행하다는 생각에 빠져있는 유리가 흥얼거리는 멜로디의 제목을 알아내주는 이야기이다. 경주는 잠을 자면서 멀티버스 꿈속에서 여러 유리를 만난 후 현실로 돌아와 유리에게 용기를 준다. 꿈은 우리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하는데, 잠탐정 경주의 선한 마음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차영민 작가의 「마이 소울 스틱」은 박자 감각이 없는 드러머의 이야기이다. 우연히 재롱을 잘 펼쳤는데, 타고난 재능으로 오해받은 드러머 박찬은 특급 레슨을 받기 위해 제주도로 버디채를 찾아간다. 드러머의 영혼만큼 연주를 펼쳐준다는 ‘영혼의 스틱’을 갖게 되지만 단 한 번의 연주로 끝나고 만다. 그러나 박찬은 영혼의 스틱 없이도 드러머의 길을 계속 간다. 차영민 작가는 이 소설에서 누구 뒤에 숨지 말고 온전한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라고 말하고 있다. 선택과 행동은 각자의 몫이다.


서평을 쓰면서 계속 음악을 들었다. 음악을 단지 듣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음악이라는 같은 소재를 각자 다르고 특별하게 연주해 낸 네 작가의 이야기가 음악만큼이나 마음에 와닿는다.


조은희_조은이책 대표


-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6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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