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첫 책방을 떠올리는 그림책

by 행복한독서

나의 작은 책방에게

에밀리 애로 글 / 즈느비에브 고드부 그림 / 강나은 옮김 / 40쪽 / 16,800원 / 작은코도마뱀



내 인생의 첫 책방은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가까이에 있던 작고 허름한 헌책방이었다. 책이 귀했던 시절, 풍족하지 않은 집안 형편에 집에 책이 그리 많지 않았음에도 나는 참 책을 좋아했다. 지금처럼 볼거리가 다양한 시절도 아니다 보니 별별 이야기가 다 담겨있는 책이 나에겐 가장 재미있는 놀잇감이 된 셈이다. 집에 있는 책을 읽고 또 읽고, 친구 집에 놀러 가 빌려 읽으며 책에 대한 허기를 달래던 중 그 헌책방을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보기 좋게 진열해 놓은 서가도 없고, 편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테이블도 없고, 그냥 책을 산처럼 쌓아놓고 파는 그곳에서 나는 매일 보물찾기하듯 책을 찾아 읽었다. 얼마 안 되는 용돈을 모아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산 날에는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빌려 읽는 책도 좋지만, 내 책장에 꽂아놓을 수 있는 진짜 내 책을 가진다는 건 더욱 특별한 일이니까. 그렇게 그 작은 공간이 나를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키워냈다.


『나의 작은 책방에게』는 한 여자아이가 작은 책방을 만나 그 속에서 성장하고 꿈을 키우는 이야기이다. 아이는 책방 안이 마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그 아이가 꼭 어릴 적 내 모습 같아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마 애정하는 책방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 속 아이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 책 속에서 말하는 ‘마법’이란 내가 바라는 걸 알아차리게 하고, 그로 인해 소중한 꿈을 꾸게 하고, 그렇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이었다. 이 책을 만나고 보니 지금 내가 책방지기가 되어있는 것도 어린 시절 그 책방의 마법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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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책방 문을 연 지 만 7년이 지났다. 책 읽는 사람이 많지 않은 요즘 같은 시대에 책방을 한다는 건 꽤 쉽지 않은 일이다. 하루에 책 한 권 못 파는 날은 일상다반사로 찾아오고, 돈도 안 되는 일을 뭐하러 하고 있냐며 한심하게 보는 시선은 아프게 다가올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왜 책방을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여전히 책을 좋아하고 책방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보았다. 엄마 손을 잡고 처음 온 책방에서 눈을 반짝이며 책을 고르는 아이를, 책 속에서 위로받고 꿈을 찾아가는 어른을, 우리 동네에 책방이 있어서 참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책방의 마법을 믿는 한 사람을 위해, 그리고 모두를 위해 책방은 문을 연다.


『나의 작은 책방에게』는 세상의 모든 책방과 책방지기를 위한 다정한 헌사이며, 책방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러브레터이다. 이 책과 함께 내 인생 첫 책방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금 가까운 동네책방으로 발걸음을 향해 보길 바란다.

책방은 언제든 당신에게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네가 와서 참 좋다!”라고 말이다.


이혜미_책방 근근넝넝 대표, 『엄마는 그림책을 좋아해』 저자


-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6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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