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아이
장윤경 글·그림 / 40쪽 / 13,000원 / 길벗어린이
『달과 아이』에 나오는 주인공 아이는 무슨 이유인지 시골 할머니 집에 와서 여름을 지낸다. 당연히 아이는 엄마가 그리울 것이다. 어린아이들에게 동그란 이미지는 곧 엄마의 얼굴이다. 이 그림책에서 아이가 시골에 와서 바라보는 동그랗고 따뜻한 달님은 곧 ‘그리운 엄마’라고 나는 단정 짓는다. 아이는 시골 연못가에 나와 앉아 연못에 비친 노란 달님과 맘속 이야기를 나눈다. 달 모양이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차오르고 다시 그믐달로 가는 긴 시간 동안 아이는 차츰 외로움에 적응해간다.
아이는 달과 함께 헤엄치며 솔솔 부는 바람을 맞았지. 향긋한 풀 냄새도 맡고 찌르르 곤충 소리도 들었어.
한 인간이 바람과 풀 냄새와 곤충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으려면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외로움을 겪어야 할까? 자연의 소리, 자연의 냄새가 아무리 아름답고 귀하다 한들 아이가 오래오래 외로우면서까지 그걸 알아야 할까? 그림책 속 주인공 아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시 시골 할머니 댁을 떠난다. 그동안 자신의 외로움을 함께 나누던 달님과도 헤어져야 한다. 아이는 떠나고 이번에는 혼자 남은 달님이 아이의 외로움과 그리움까지 고스란히 떠안았다.
‘아이가 나를 잊었을까?’ ‘아이가 나를 기억할까?’ 아이를 낳아 키워 어딘가로 떠나보내는 엄마들의 마음이 이런 걸까? 달님은 아이와 보냈던 시간을 생각하며 아이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아이는 과거의 추억에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다. 겨울이 되어 시골 연못은 꽁꽁 얼어붙었고 그 위에 눈이 내렸다.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의 추억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아 달님은 더욱 쓸쓸하다. 그런 달님에게 다시 찾아온 아이는 커다란 선물을 주고 간다. 아이는 언 연못 위에 달을 그리며 달님에게 인사한다.
달도 아이도 이제 외롭지 않아. 둘은 언제까지나 서로의 마음속에 있으니까.
아이는 지난여름 함께 시간을 보낸 달님을 잘 기억하고 길을 떠난다. 세상 모든 아이들은 태어나 자라면서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환경들과 고통, 외로움이 있다. 부디 온 세상을 골고루 비추는 노란 달님을 바라보며 마음 한 자락 따뜻하기를 소망한다.
김미자_그림책꽃밭 대표, 『그림책에 흔들리다』 저자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19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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