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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뚜기 Feb 27. 2021

죽기보다 더 싫은 Go Home!

4. 중위 오뚜기

자동차 면허증도 한방에 땄던 나였다.

대형버스운전면허증도 있고, 오토바이 면허까지 있는 나였다..

헬리콥터도 자동차와 같다면 크게 어려울 거 없다 생각했다.


처음 내가 헬기의 조종간을 만 진 날.. 나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줄 알았다...

어찌나 제멋대로 인지 하나도 제어가 되지 않았다.

메뚜기가 펄쩍펄쩍 뛰듯 헬기가 난리가 났다.

헬기가 고장이 난 줄 알았다..


손을 떼라는 옆에 교관님의 말대로 손을 떼었다.

헬기가 가만히 있었다....


왜 가만히 있는 헬기를 흔드냐고 하셨다..


진짜네? 내 손이 마이너스의 손인가.. 왜 가만히 있는 헬기가 내 손만 닿으면 난리가 나는지...

그 뒤로도 기초 비행을 배우는 동안 안타깝게도 나의 비행실력은 꽤 별로였다.


하늘에도 정해진 길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 길을 따라 벗어나지 않게 가면서 일정한 속도와 고도를 맞춰야 하며, 하늘에서의 트래픽을 고려해가며 관제탑과의 교신까지 해내야 했다.

한마디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고, 비행을 잘하는 동기들에게 수도 없이 그 방법을 물었다.

그들의 노른자 같은 노하우에도 불구하고 나의 비행실력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첫 평가를 앞두고, 비행을 하는데 그날은 난히도 비행이 잘 안됐다.

옆에 앉아계신 교관님께서 갑자기 펜을 꺼내시더니 종이에 뭔가를 적으셨다.

그리고 그 종이를 내 눈앞에 딱 보이셨다.


" Go home!!"


정신이 번쩍 들었다.


평가에서 불합격하면 심의를 통해 퇴교하게 되는 것이 교칙이었다.

집으로 가라니.. 절대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다음 바퀴를 돌면서 내가 이번에도 제대로 못하면 난 진짜 집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느니 죽는 게 낫다!!

진짜 한 번만 제대로 타보자..!


사람의 간절함은 못할 게 없다고 하더니 정말 전보다는 조금 더 나아졌고 또 좀 더 나아졌고,

그렇게 다행히 기초 비행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조종사로 거늡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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