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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뚜기 Mar 07. 2021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5. 대위 오뚜기

어느 날 문뜩, 삶이 허무해졌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니 내가 남은 건 아무것도 없는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후회 없이 신나게 놀아본 것도 아니었고, 많은 재산을 모은 것도 아니었다.

삶이 혼란스러웠다.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에게 물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삶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내 꿈? 내 목표..?

말하지 못했다.

없어서.. 말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어릴 때 네 꿈이 뭐냐고 물으면 선생님, 연예인, 경찰, 군인, 발레리나, 축구선수.. 참 많이도 바뀌었었다.


근데 내 주변의 그 수많은 어른들 중에 단 한 명도..

'그건.. 꿈이 아니라 네가 나중에 되고 싶은 직업이란다. 꿈이라는 건, 네가 그 직업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그걸 말할 수 있어야 돼.'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30대 중반이 돼서야 나는 유튜브를 통해 제대로 된 질문을 받을 수 있었다.

머리를 망치로 세게 맞은 거 같은 기분이었다.

직업을 가졌고, 가정을 이뤘으며, 아이들도 생겼다. 근데.. 내 꿈이 뭔지 삶의 목표가 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몇 날 며칠을 내 삶의 목표가 뭔지.. 내 꿈이 뭔지 다시 찾아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유튜브 동기부여 영상들을 찾아봤고, 내 꿈을 찾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책들을 사서 읽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재운 후 밤마다.. 내 꿈 찾기에 주력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낸 답은

'쟤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어'의 쟤가 되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태어날 때부터 평탄치 만은 못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 시절을 매일같이 싸우는 부모님 밑에서 너무나 불안한 환경에서 자라야 했다.

화합되지 못하는 따로국밥 부모님 밑에서 결국 부모님의 잘못된 보증으로 인해 집에 빨간딱지가 붙어야 했다.


우리 집이 망한 건 너 하나 잘 길러보겠다고 너한테 투자하다가 이 꼴이 난 거라는 원망을 들으며 자랐다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세상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며, 나에겐 부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기운이 가득했다.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 일확천금을 꿈꾸다 몇 번이나 사기를 당해 전재산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가지고 있었던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자신의 꿈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여군 공격헬기 조종사.

특이하고 멋지다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이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내가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도 내 목표를 위해 달려 나가기 위함이었다.

목표가 생기는 하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해야 할 것들도 생겼다.


다른 사람들의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쟤도 했다면 나도 쟤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그런 생각을 가지고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을 찾아내고, 알아내고, 끊임없이 연구해 나가야 하는 것.

그것이 나의 숙제이다


훗날, 아이들이 컷을 때 아이들에게 제대로 질문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꿈이라는 건 네가 되고 싶은 직업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직업을 통해서 네가 이루고 싶은걸.. 말해야 하는 거야.'

'아들. 너의 삶의 목표는 뭐니?'


이렇게 질문하기 위해서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나는 나의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늘도 고민하고 생각하고, 또 달린다.

지금 대답하지 못해도 괜찮다. 지금 와서라도 이 질문을 받은 당신은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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