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상처 주는 사람은 멀리 있지 않다.

그럼 어디에 있나?

by 행부작가

나는 그동안 다른 사람의 말에, 그리고 행동에 상처받는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를 상처 주는 사람은 바로 나다.


내가 무심코 하는 말.

습관처럼 하는 행동.

그리고 내 무의식의 흐름인 생각까지.


생각해보자.

남이 나를 상처 주는 행동은 한 번이다.

하지만 그 상처받은 마음을 곱씹는 건 나다.

계속 후벼 파는 것은 나다.


내 바보 같음을 탓하고, 더 잘했어야 했다며 나를 꾸중하고

왜 이것밖에 못했냐며 혼을 낸다.


나는 내게 너무도 매몰차고 차가운 비판자다.

칭찬보단 매서운 질책이 익숙한 공격자다.


비난과 손가락질이 익숙한 내 안의 완벽주의적인 나는

그 공격에 속수무책인 부족한 나와 함께 공존한다.

부족한 내가 조금 더 잘해도 완벽한 이상 속 나는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 항상 더 큰 기대와 목표를 주는 것이다.


이상적인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이 정도는 당연한 거야."

현실의 나는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라고 말한다.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격려 아닌 격려 같다.


부족한 내가 진짜 내 모습이라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 더. 더. 더. 더더더더

노력하면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내 노력이 부족하다 생각하면 나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늘 모자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당연했다.

내 목표는 계속 더 높아지고, 어려워지고, 더 극한의 노력을 요구했으니까.


내가 부족한 나도 사랑해야겠다 여겼을 때

노력하는 내 모습도 잘하고 있다 칭찬해줬을 때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지 않았구나... 깨달았다.


나는 늘 허기졌다.

뭔가 빈 듯한 마음을 먹으며 채웠다.

사실은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마음이 헛헛했던 거다.

사랑이 고픈 마음이 가짜 배고픔을 만들었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겠다 마음먹었을 때

나는 알았다.

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이 빈속은 채울 수 없다는 것을.



나를 상처 입힌 말과 행동은 나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픈 마음을, 속상한 마음을, 부족한 마음을 마음이 아닌 몸으로 채우려 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달라져야겠다 다짐한다.



나를 사랑해야겠다.

나를 응원해야겠다.

나를 격려해줘야겠다.




이런 나도 괜찮다.

이런 나도 나쁘지 않다.

이런 나도 사랑하자.



이런 나도 괜찮으니..

그런 당신도 괜찮다.

이전 08화나를 위한 밥상은 누가 차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