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완벽주의 벗어나고 싶지만....
새벽, 완벽주의
새벽이다. 포근한 이불과 한 몸인 밤을 지나, 알람시계가 울리는 5시가 찾아온다. '조금 더 자고 싶다.', '쉬고 싶다.' 마음속 소리가 들려온다. 그럴 땐 다른 방법이 없다. 벌떡 일어나야 한다.
이불속 뭉그적 5분이 10분이 된다. 5분 만을 외치다 아침 준비 알람에 허겁지겁 일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냥 일어날걸.' 후회와 함께 급한 마음에 아이를 다그치게 된다. 이렇게 결심한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하루 일정이 꼬인다.
계획한 대로 일이 진행되어야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다.
일부러 미루는 게 아니라면 내가 생각한 대로, 계획한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나는 ISFJ 이프제다. 결혼 전 하던 MBTI 검사가 이렇게 유행할 줄이야. 다른 말 안 해도 "난 이프제야." 말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아졌다. 10년 전보다 알려졌다.
이젠 "너 혈액형 뭐야?"에서 "너 MBTI에서 뭐야?"라고 바뀐 것이다. 이젠 혈액형별 성격이 이렇더라 말하면 꼰대라테가 된다.
재미로 보는 다양한 유형별 검사를 보고 있노라면 무언가에 자신을 끼워 맞추고 규정짓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구나 싶다. 어딘가 속하고 싶고, 튀고 싶지 않단 마음일지 모른다.
둥글게 세상을 살아야 한다고 듣고 자랐다.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며 살았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 자기 위로를 해봐도 '하는 것 없이 나이만 먹었구나' 후회는 습관이 되었다. 살던 대로 살면 변화는 없다. 달라지고 싶다면 다른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인생은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내가 생각한 대로 진행되지 않지만, 나를 더 나은 곳으로 인도한다는 믿음은 있었다.
변해야 했다. 편안하고 익숙한 환경이 당연하다 생각해선 안된다. 달라지고 싶었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겠다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렇게 변하는 게 쉬울까?
한 번에 하나씩 제대로 하자 말하며 시간만 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는 오늘도 게으른 완벽주의자답다. 12시를 앞두고 허겁지겁 글을 써 내려간다.
몰입이다. 집중이다.
아니다. 똥줄 탄다.
게으른 완벽주의를 움직이는 힘은 쫄림이다.
미루고 미루다 막판에 죽을힘을 다해 끝낸다.
이것도 내 계획인가 싶다가
너무 많은 계획은 세웠나 싶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목표도 해냈다 싶다.
새벽 5시부터 쭉 달려 눈꺼풀이 내려가도
마지막 하나까지 해내겠다는 완벽주의자다.
게으르지만 게으르지 않고
완벽주의자지만 완벽하지 않은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빈틈 많은 내게..
무거운 눈꺼풀이 말한다.
이제 그만 가서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