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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부자작가 Dec 29. 2022

짧은 일기- 9살의 딸과의 아침

홀로서기



방학을 이틀 앞둔 아침 9살 아이는 거실 창문에서 아래를 바라본다. 이틀 동안을 물끄러미 보던 아이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 혼자 갈래."


그동안은 항상 입구 앞까지 함께 가 올라가는 계단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엄마랑 함께 가는 거 좋아하지 않아?"


아이는 엄마를 빤히 쳐다보며 "엄마랑 가는 거 좋아하지."라고 말한다.


"근데 애들은 다 혼자 가잖아."


이틀 동안 거실 창에서 밖을 내다본 이유인가 보다. 등원하는 아이들을 보며 자기 나름대로의 홀로서기 중이었나. 잘 때도 자기 침대에서 자다 중간에 깨서 엄마 옆에서 누워도 되냐고 묻는 아이였다.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론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첫째 태어난 직후 사진


너는 자라고 있었는데 엄마가 자라지 않았구나.

넌 성큼 걷고 있는데 엄마는 제자리였구나.

종종걸음으로 따라가야겠다.

네가 뒤돌면 엄마가 보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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