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딸만 셋입니다만
실행
신고
라이킷
6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행복부자작가
Mar 08. 2023
코를 킁킁거리는 걸 보니 봄이 왔나 봅니다.
이 놈의 코감기 또 왔습니다.
날이 따뜻해진 봄인 건 어떻게 알았는지 막내의 콧속은 꽉 막혔습니다. 엄마 아빠의 알레르기 비염을 세 딸들 모두 타고났습니다. 봄이면 꽃가루와 미세먼지에, 여름이면 선풍기바람에, 가을이면 일교차 크다고, 겨울이며 날이 추워서. 이유는 가지가지입니다.
밤새 꽉 막힌 코로 드르렁 코를 고는 아이를 보며 미안함 반, 웃김 반입니다. 애도 코를 골 수 있는 건 아이를 낳고 알았습니다. 코 고는 것도 유전은 아니겠죠?
킁킁 거리는 코를 아침마다 뺑코(콧물 빼기 필수템)로 빨아내며, 도대체 빨아들이는 거 말고 불어서 코 빼는 건 왜 없는 건지... 할 때마다 뺑코 회사에 물어보고 싶습니다.
과학선생님인 아주버님말로는 가능할 것 같다는데.... 생각을 못하는 건지 어려운 기술인건지...
결혼 전엔 내가 애 코를 아침마다 빨아들이고 있을 거라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죠. 진짜 사랑하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내가 할 거라 생각도
못했던 것을 하나 둘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엄마가 되어가고 있구나.' 느낍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픈 증상은 병원에 가면 나아지는데...
마음이 아플 땐 주변 지인, 맘카페, 선생님께 묻는 일이 많습니다. 사실... 그것도 못할 때가 많아요.
몸이 아플 땐 잘만 얘기하면서, 마음에 도움이 필요할 때는 왜 이리 주저하게 되는지....
부족한 엄마, 못난 엄마라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란 죄책감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혹은 아직도 남에게 보여주기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것일지도요.
가끔 엄마가 되는 건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움켜쥐었던 자존심도, 나만 알던 이기심도
내려놓습니다.
혼자 고민하던 내 좁은 세계를 아이와 함께 넓혀가는 순간의 연속입니다.
아이 한 명에 한 세계씩,
세 개의 세계가 열렸습니다.
여러분의 세계는 몇 개나 열려있나요?
keyword
코감기
봄
육아에세이
행복부자작가
소속
직업
출간작가
사양합니다, 착한 사람이라는 말
저자
소소한 일상을 적고 있고 있습니다. 행복도 삶도 빵빵하게 채우고 싶어 씁니다.
구독자
30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짧은 일기- 9살의 딸과의 아침
너와 나의 보드게임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